[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붓을 잡는 법, ‘집필법’을 다루는 책이 출간됐다. ‘고작 붓 하나 잡는 방법이 뭐가 그리 중요하겠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자는 ‘집필법’이 인류 역사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말한다. ‘붓’이라는 도구는 우리나라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수천 년 간 예술 창조의 도구로서, 각 민족 사이의 우호 교류의 촉진을 위한 도구로서 사용됐다. 그리고 이 붓을 잡는 법은 시대와 사용 도구, 관념의 변천에 따라 변화를 거듭했다.
옛사람들은 어떻게 집필했을까? 역대 집필 방법은 어떻게 없어지고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오지집필법은 가장 좋은 집필 방법일까? 등 전문가와 애호가의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고대 이집트 ‘소녀서기원’ 부분 부조, 서기전 1,500년경, 이집트 룩소르신전. 그림 속 소녀의 필기구가 검지와 중지 사이를 지나고 있다. 고대 이집트 및 당시 집필도상을 생각해볼 때 모두 이지집필법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53쪽>
당, ‘송자천왕도’ 부분, 일본 오사카시립미술관 소장. 이 작품은 송대의 모사본 혹은 송대 회화로 추정된다. 그러나 집필도상으로는 당대의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서법의 집필도상이다. 그림 속의 문관은 엄지와 검지로 붓을 잡고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으로 서로 받쳐서 검지를 도울 뿐 붓대에 대지 않으니 전형적인 이지단구(단포)식 집필법이다. <94쪽>
송, ‘연음도’, 북경 고궁박물원 소장. 그림 속 양쪽의 여류 시인들은 모두 엄지와 검지로 붓을 잡고, 그 나머지 세 손가락은 한가로이 두어 전형적인 이지단구식 집필법이다. <134쪽>
청, ‘건륭제사자상’, 북경 고궁박물원 소장, 집필 방법은 삼지 쌍구법이다. <184쪽>
『그림으로 보는 집필법의 역사』
장천명 지음│다할미디어 펴냄│328쪽│2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