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르네상스 미래사회가 온다
[박흥식 칼럼] 르네상스 미래사회가 온다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19.06.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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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경제 개발의 단계에서 지금 한국은 어디쯤 와 있을까요? 기업이 성장하고 개인이 생존하려면 사회의 변화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경제는 아직 물질적 풍요가 충분하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요즘 다들 먹고살기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역사상 어렵지 않은 때가 있었던가 싶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오랜 세월 저성장의 늪에서 신음하던 구미선진국들은 지금 무슨 준비를 하고 있을까? 저성장이 지속되고 환경이 불확실할수록 책을 통해 지혜를 구합니다.

『드림 소사이어티』의 작가 롤프 옌센이 저성장시대를 타개할 신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책 『르네상스 소사이어티』에 그 타개 방법이 생생히 드러나 있습니다.

책의 제목에 르네상스가 들어가고 내용도 르네상스를 다루지만 이 책의 내용은 르네상스에 대한 역사책이 아닙니다. 우리의 미래, 그중에서도 기업, 시장 사회의 미래에 관한 책입니다. 그리고 곧 현재가 될 미래를 그려냅니다. 특히 지금의 저성장 시대에 맞추려고 애쓰기보단 어떻게 하면 고성장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상상하라고 말합니다.

책의 저자인 롤프 옌센 박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래학자입니다. 그는 이미 1999년에 『드림소사이어티』라는 책을 통해 스토리, 감성, 상상력이 들어있는 제품이 시장에서 승리하는 미래를 예견한 바 있습니다. 예컨대 아이폰은 그냥 휴대전화가 아니라 스티브 잡스의 혁신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가 아닌 뉴요커의 삶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는 것입니다.

옌센 박사는 역시 핀란드의 저명한 미래학자 미카 알토넨과 함께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를

공동 저술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 두 사람은 미래사회는 보다 더 개인화된 세상이 될 거라고 예측합니다. 과거의 기업이 단순히 제품을 팔았다면, 미래의 가업은 비물질인 경험을 팔아야 한다고 말하고 무형의 자산인 평판자산을 쌓을 것을 강조합니다.

책에서는 미래사회가 변화되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르네상스 사회)입니다. 두 사람은 이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에선 다양한 아이디어, 욕구, 도전 의식이 한데 합쳐져 한 방향으로 수렴합니다. 600년 전 이탈리아 북부에서 탄생한 첫 번째 르네상스와 마찬가지로 이 르네상스 사회에선 새로운 에너지와 희망이 분출하고 사람들과 조직의 활동은 상향식으로 다시 구성됩니다. 현대 산업사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하향식의 관리, 위계, 통제를 기초로 한 조직 원칙은 배제됩니다.

두 번째는 그린 소사이어티(녹색 환경사회)입니다.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 지속 가능한 소비 방식,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지지하는 몇 가지 근거와 흐름을 제시합니다. 생존의 대가로 환경을 파괴하는 사회는 결국 자멸하고 말 것입니다. 그린 소사이어티로의 변화는 필연이라고 말합니다.

세 번째는 리스크 소사이어티(위험사회)입니다. 리스크 소사이어티란 미래에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와 예방책을 강조하는 개념입니다. 기술의 발달로 인간 지식의 한계가 넓어지면서 리스크 소사이어티의 실현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도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한다는 점에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리스크 소사이어티는 보다 더 산업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기에 사회의 관리, 통제, 감독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한편, 이 책은 변화하는 세계에서 리더십의 양상도 변화하고 있음을 고찰합니다. 인간과 사회를 다루는 분야인 경영은 자연과학처럼 투입과 산출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분야가 아닙니다. 경영학의 영원한 딜레마인 리더십의 주체는 나와 당신과 같은 평범한 개인이 될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하는가?, 우리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1인 기업이든 대기업이든 CEO가 맞닥뜨리는 가장 큰 과제일 것입니다.

르네상스 운동은 600여 년 전에 시작된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신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한낱 피조물에 불과했던 인간을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주체로 전환시키며 인간 중심의 세기를 연 인문학 부할 운동이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량생산 체제에서 인간은 단지 수동적인 소비자에 불과했지만, 기업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며 능동적으로 소비하고 심지어 직접 생산에까지 참여하는 개인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이 시대는 분명 새로운 ‘르네상스 사회’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는 이미 우리 주변에 와 있습니다. 그 사회는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기업이 되고 사장이 되는 1인 기업 1인 사장의 전혀 새로운 세상입니다.

물질적 욕구가 충족되면 사람들은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기 마련입니다, 미래사회는 물질만능주의에서 인문학으로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르네상스 미래사회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습니다. 미래의 시나리오는 세 가지 방향이지만 어쩌면 이 셋과 다른 무언가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 변화의 사회에서 당신과 나를 비롯한 평범한 사람들이 그 변화의 주인공입니다.

다가올 르네상스 미래사회는 역사상 그 어는 시기보다 우리 개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과와 모양새가 달라질 것입니다. 열린사회, 위험사회에서 변화할 것인지 혁신할 것인지 내 손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적이 아닌 친구로 미래를 맞이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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