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가운 8월의 한낮 할머니는 수건을 삶아 널기로 한다. 수건에는 ‘김옥분 여사 고희연 기념’ ‘정효주 공주 첫돌’ ‘만세 주식회사 춘계 워크숍’ ‘금은종합상사 10주년 기념’ 등이 적혀있어 할머니에게 오래된 추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수건을 다 널은 할머니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를 이끌고 수건들을 바라본다. 할아버지도 좋은 추억들이 생각났는지 옅은 미소를 짓는다. “버릴 게 하나도 없어요”라는 할머니의 말에 낡아서 버려질까 두려워하던 수건들은 춤을 춘다. 소중한 순간들을 돌아보게 하는 그림책.
■ 춤추는 수건
제성은 글·윤태규 그림│개암나무 펴냄│56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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