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한 민족이지만 반세기 넘게 갈라져 문화적 단절을 겪고 있는 남과 북. 극소수 사람의 왕래만 허락되면서 이제는 같은 듯 다른 생활 양식이 신기하게 느껴지는 지경에 이른 듯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하다. 10년 만에 남북이 공동제작한 JTBC 특집 다큐멘터리 '두 도시 이야기'의 내용을 책에 담아 닮은 듯 하면서 다른 북한을 조명한다.
구슬같이 흐르는 대동강 변, 버들이 늘어진 길에 지어진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식당 옥류관. 옥류관에서는 다양한 북한 음식을 맛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기메뉴는 냉면이다. 옥류관을 찾은 취재진이 지켜보니 보통 한 사람이 두 그릇을 먹는다. 명예화 옥류관 지배인은 "하루에 만 기(器·그릇) 봉사한다. 만 기면 5,000명 정도에게 봉사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한다. 애초 평양냉면은 양념장 없이 순수하게 먹어야 한다고 알려졌지만, 정작 북한에서는 양념을 넣어 매콤하게 먹기도 한다.
평양 김치의 특징은 젓갈 대신 채 썬 오징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김치통에 큼직하게 썬 무를 깔고 그 위에 절인 배추를 넣고 사과, 생각, 마늘, 부추를 올린다. 그리고 생강과 소금을 넣은 물에 채 썬 오징어를 넣고, 김치통에 그 국물을 듬뿍 끼얹어주면 끝이다. 빨간 배추김치도 있는데, 고춧가루나 젓갈을 많이 쓰지 않아 슴슴한 맛이 특징이다. 날씨가 추워 간을 세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표적 맥주 대동강맥주는 종류가 일곱 가지나 된다. 보리와 쌀의 비율에 따라 ▲ 100% 보리맥주 ▲ 보리 70%에 쌀 30% ▲ 보리 50%에 쌀 50% ▲ 흰쌀 70% ▲ 흰쌀 100% ▲ 보리 80% 흑맥주 ▲ 쌀 20% 흑맥주로 구분된다. 흑맥주의 경우 하나는 초콜릿 맛이 나고 다른 하나는 커피 맛이 난다. 북한 맥주는 쌀을 사용해 목 넘김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북한 주민에게 가장 인기있는 맥주는 보리 80%에 쌀 20%로 만든 맥주다. 대체로 여성은 쌀맥주를 찾고 남성은 보리맥주를 찾는다고 한다.
추석을 맞아 한 가정을 방문한 취재진 앞에 추석상이 놓여졌다. 추석에 성묘를 갔다 와 가족끼리 음식을 차려 먹는데, 평안도의 경우 빠지지 않는 음식이 노치다. 노치는 남한에서 노티라고 부르는 음식으로, 기장이나 찹쌀을 엿기름에 삭혀서 지져 먹는 떡이다. 옛날에는 사탕수수가 없었기 때문에 엿이나 노치를 가을에 만들어서 창고에 넣어놓고 겨우내 꺼내 먹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추석상에는 명태찜과 설기, 송편이 올랐다.
『두 도시 이야기』
JTBC [두 도시 이야기] 제작진 지음 | 중앙북스 펴냄│336쪽│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