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는 그 시대가 마주한 주요 화두를 품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신문>은 역대 베스트셀러를 다시 조명해보는 코너를 통해 흘러간 시대를 추억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톺아보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베스트셀러 변천사를 통해 시대 흐름을 되돌아보면서 시대적, 개인적 의미를 찾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편집자 주> |
[응답하라! 그때 그 시절 베스트셀러] - 2016년 6월의 화제작
*인터파크 순위
<1위>
■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펴냄│247쪽│12,000원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이다. 해당 소설은 상처 입은 영혼의 고통을 식물적인 상상력에 결합시켜 섬뜩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린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혀 점점 육식을 멀리하고 스스로 나무가 돼간다고 생각하는 영혜를 중심으로 각 편마다 다른 화자의 시각에서 줄거리를 전개한다. '채식주의자'에서는 아내인 영혜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 '몽고반점'에서는 처제 엉덩이에 남은 몽고반점을 탐하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사진작가인 영혜의 형부, '나무 불꽃'에서는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했으나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혜가 화자로 등장한다. 지루할 틈 없이 술술 읽히는 책이다.
<2위>
■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 펴냄│344쪽│16,800원
감정 조절은 어른·아이할 것 없이 모든 사람이 해결해야할 문제다. 최근에는 무한 경쟁 사회로 접어들면서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한 사건·사고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불상사를 예방하려면 어릴적부터 감정 조절 교육을 할 필요가 있는데 이 책은 그 안내서다. 저자는 "부모의 욱하는 감정은 아이의 감정 발달을 방해하고, 부모 자녀의 관계를 망치며, 아이의 문제 해결 능력도 떨어뜨린다"면서 아이와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를 생생한 사례와 수많은 임상 경험을 통해 상세히 소개한다.
<3위>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혜민 지음 | 이응견 그림 | 수오서재 펴냄│296쪽│14,800원
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 사랑은 현대인의 핵심 화두지만 그 답을 찾은 사람은 많지 않다. 해당 질문을 마주한 혜민 스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들이듯 나 자신에게 공들이세요" "너무 착하게만 살지 마세요" 등 나 자신을 돌보는 메시지를 전한다. 가족과 관계, 용기와 치유에 이어 마음이 고요해지면 드러나는 것들에 대해서까지 섬세하게 짚고 넘어간다. 비교에 다른 열등감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많은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쉬워갈 수 있게 하는 책이다.
<4위>
■ 설민석의 무도 한국사 특강
설민석 지음 | 홍원표 그림 | 휴먼큐브 펴냄│433쪽│22,000원
한국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재치있는 입담으로 전해 유명한 설민석의 강의를 집약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책이다. 재차, 삼차 검증을 거친 주류 학설과 이슈를 최대한 담아내, 먼 옛날부터 가까운 과거까지 우리 역사 이야기를 담아냈다. 주요 인물로 풀어보는 인물 편에서는 단군왕검부터 세종, 안중근까지를 소개하고, 사건 편에서는 조선 건국과 임진왜란, 민주화 운동을 다뤘다. 문화유산 편에서는 석굴암 본존불부터 화폐, 간도와 독도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5위>
■ 종의 기원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펴냄│384쪽│13,000원
가족여행에서 사고로 아버지와 한 살 터울 형을 잃은 유진은 이후 매일같이 정신과 의사인 이모가 처방해준 정체불명의 약을 먹는다. 수영선수로 활약하던 열여섯 살에는 약을 끊고 경기에 나섰다가 경기 도중 첫 번째 발작을 일으키고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철저한 규칙을 들이대는 엄마의 통제, 그리고 이모의 감시 아래에 놓인 유진에게 약을 끊고 몰래 나서는 밤 외출은 삶의 유일한 낙이다. 그날도 전날 밤 몰래 외출한 뒤 돌아와 자신의 방에서 깬 유진은 피투성이인 방과 마찬가지로 피범벅인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다. 그리고 끔찍하게 살해된 어머니의 시신을 발견하게 되는데… 평범했던 한 청년이 살인자로 태어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6위>
■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336쪽│14,900원
인간은 갖가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고민거리는 단연 인간관계다. 남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해서, 관계 속에서 자꾸만 갈등이 벌어져서 등 다양한 고민이 각 사람의 뇌리에 박혀 근심을 자아낸다. 그런 사람들에게 심리학의 3대 거장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충고한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 전문가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대화체로 맛깔나게 풀어낸 심리학 서적이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행복=미움받을 용기'라는 가르침이 인상적인 책이다.
<7위>
■ 미움받을 용기. 2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 전경아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320쪽│14,900원
전작에서 철학자와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은 청년이 3년 후, 중대한 고민으로 다시 철학자의 서재를 찾는다. 그것은 바로 '아들러 심리학을 현실에 적용하는 문제'였다. 철학자는 '사랑과 자립'이라는 주제로 청년에게 현실 충고와 행동 지침을 제시하는데, 사랑과 자립을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교육'이다. 저자는 "심리학자 아들러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부모 도움 없이 살 수 없기 때문에 '타인 의존적'이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에 시달린다고 봤다"며 "이러한 '의존성'을 벗어나 '사랑하고 자립하고 인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이라고 말한다. "사랑도 인생도 스스로 선택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아들러의 교육 철학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길을 열어 보이는 책이다.
<8위>
■ 애프터 유(After You)
조조 모예스 지음 | 이나경 옮김 | 아르테(arte) 펴냄│536쪽│16,000원
세계적으로 800만부 이상 팔리며 존엄사에 대한 철학을 사랑 이야기로 풀어낸 소설 『미 비포 유』의 후속작이다. 윌과 사랑에 빠졌지만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어 하는 그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루이자. 윌이 죽은 이후 루이자의 삶을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탄생한 본 작품은 루이자가 윌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 윌이 당부한 대로 대담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성장 과정을 저자 특유의 재치 있는 대화와 생동감 넘치는 문체로 풀어냈다.
<9위>
■ 미 비포 유(Me Before You)
조조 모예스 지음 | 김선형 옮김 | 살림 펴냄│536쪽│15,000원
묵묵히 죽음을 받아들이던 남자에게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 이야기다. 영국 작은 시골마을에 하나뿐인 카페에서 6년째 웨이트리스로 일하던 루이자 클라크는 갑작스러운 카페 폐업으로 졸지에 백수 신세가 된다. 그러던 중 그녀에게 사지마비환자의 6개월 임시 간병인이라는 일거리가 주어지면서 윌 트레이너와 마주하게 된다. 오만하리만큼 잘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마비 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와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닌 엉뚱하고 순진한 여자 루이자 클라크의 이야기가 삶과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거리를 제시한다. 죽음을 준비하던 남자가 여자에게 미래를 선물하고 싶어진 순간, 남자를 끔찍이도 싫어했지만 어느세 세상 모든 것을 잃은 그의 남은 시간을 붙잡고 싶어진 순간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그려냈다. 진한 감동과 울림을 전하는 책이다.
<10위>
■ 최진기의 교실밖 인문학
최진기·서선연 지음 | 스마트북스 펴냄│264쪽│15,000원
인문지식이 강조되는 시대에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인문지식을 총망라한 책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부터 현대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까지 인류 지성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사상가들의 위대한 사상을 쉽고 재밌게 그려냈다. 철학부터 사회학, 심리학, 역사, 정치철학, 과학철학까지 핵심적인 사상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인문학의 기초를 넓혀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