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하나의 장소이죠. 비물질적인 장소. 제가 상상의 글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기억과 현실의 글쓰기 역시 하나의 도피 방식이에요. 다른 곳에 있는 거죠. (중략) 내가 아닌, 그러나 나를 거친 현실 속으로의 침수. 저의 경험은 통과의 경험 그리고 사회 세계 분리의 경험이죠.” 책 『삶을 쓰다』로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된 최초의 생존 작가 아니 에르노의 인터뷰집이 출간됐다. 프랑스 출신인 아니 에르노는 대표작인 『세월』로 ‘마르그리트 뒤라스상’ ‘프랑수와즈 모리아크상’을 받았으며 『남자의 자리』로 ‘르노도상’을 받은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인터뷰집은 특히 아니 에르노가 글을 쓰는 장소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듣지 못한 더욱 풍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진정한 장소
아니 에르노·미셸 포르트 지음│신유진 옮김│1984BOOKS 펴냄│136쪽│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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