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성격 급한 뉴요커 ‘스토아주의자’ 되다
[책 속 명문장] 성격 급한 뉴요커 ‘스토아주의자’ 되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6.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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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내 입장을 말하자면,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됐다. 윗입술을 꽉 다물고 감정을 억누르기 시작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기 TV 시리즈 ‘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미스터 스포크를 무척 사랑하기는 하지만, 그의 모습은 스토아주의자가 된다는 의미를 오해하는 가장 흔한 두 가지 측면을 보여줄 뿐이다. 실제로 스토아주의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숨기는 일과 관련이 없다. 오히려 스토아주의는 감정을 수긍하고, 무엇 때문에 그런 감정이 생겼는지 반성하고, 그 감정을 유익한 방향으로 바꿔나가는 일과 관련이 있다. 또한 스토아주의는 무엇이 자기 통제하에 있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를 계속 유념해 전자에 노력을 집중하고 후자에는 노력을 낭비하지 않는 일과도 관련이 있다. 스토아주의는 우리의 모든 행위에 담겨 있는 도덕적 차원에 늘 유의하면서 덕과 탁월성을 실천하고 자기가 가진 최선의 능력들을 발휘해 세상을 헤쳐나가는 일과 관련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차차 설명하겠지만, 실제 스토아주의는 이론적인 수칙들에 대한 성찰, 영감 어린 독서, 명상, 마음 다스리기 및 기타 정신 수련의 활동들이 역동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스토아주의의 핵심 신조 중 하나는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과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흔히 사람들은 일부 불교 교리에서도 이야기되는 이 구분이 사회 참여나 공공의 삶에서 한 발 뒤로 물러나 몸을 움츠리는 스토아주의자들의 경향성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11~12쪽>

내가 스토아주의로 돌아선 마지막 이유는 이 철학이 죽음의 불가피성과 죽음을 준비하는 방법에 관해 가장 직접적이고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에 생의 반백 년 시점을 통과했다. 겉보기엔 인생의 여느 시점이나 다를 바 없지만 내게는 더 폭넓은 성찰을 해보는 자극이 됐다.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종교와 무관한 인간으로서 삶의 궁극적인 종말을 준비하는 방법에 관한 일종의 설명서 같은 것도 찾아봤다. 우리는 현대 과학 덕분에 나의 선입견 이상으로 계속 수명이 늘어가는 사회에 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 남는 수십 년의 삶 동안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확장된 수명의 의미를 어떻게 판단하건 간에 우리는 또한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장차 맞이할 자기의식의 소멸,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기현존의 영구적 소멸을 준비할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마음의 평정을 얻게 해주면서 자기보다 더 오래 살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기도 하는 존엄한 방식으로 죽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17~18쪽>

『그리고 나는 스토아주의자가 되었다』
마시모 피글라우치 지음│석기용 옮김│든 펴냄│360쪽│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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