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복근은 왜 갈라질까? 단두대는 인간적인 도구?… 해부학에 '답' 있다
[리뷰] 복근은 왜 갈라질까? 단두대는 인간적인 도구?… 해부학에 '답' 있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6.04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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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인간의 폐는 무슨 색일까?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받아들이는 폐. 우리 신체를 공기정화기에 비유하자면 폐는 필터에 비견할 수 있을텐데, 그럼 폐도 공기정화기 필터처럼 거뭇거뭇해질까? 30년 넘게 의과대학 교수로 일하면서 해부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몸을 연구해온 저자는 이 질문에 "맞다"고 답한다. 그는 "해부학 서적 등에서는 폐를 피부 색상에 가깝게 묘사하지만, 실제 눈으로 목격한 폐는 예상과 달리 거뭇거뭇하다. 이는 오랫동안 흡입해온 공기 속 매연 등이 폐에 쌓여서 그렇다"며 "설령 공기가 깨끗한 환경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해부학은 멋있는 왕(王)자 복근의 비밀을 풀어내기도 한다. 운동으로 단련된 사람들의 복근은 마치 빨래판(?)처럼 울퉁불퉁하기 마련. 그런데 왜 복근은 갈라지는 것일까? 정답은 뱃속 '힘줄' 때문이다. 복부 피부를 벗기고 나서 가운데 있는 하얀 막(복직근초)을 제거하면 위아래로 길게 이어진 복직근이 자리하고, 그 중간에는 하얀 줄무뉘처럼 생긴 힘줄 서너 개가 수평방향으로 가로지르는데, 이 힘줄 때문에 복근이 갈라져 보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조직을 건획이라 하며 사람들이 흔히 '복근이 갈라졌다' 또는 '식스팩이 생겼다'고 말하는 부분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건획 때문에 복직근이 나누어지므로 근육을 단련하면 피부 겉쪽에서 봤을 때는 마치 근육이 갈라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사극에는 가끔 죄인의 목을 베는 망나니가 등장한다. 괴이한 춤을 추며 칼에 물을 뿜어대다가 죄인의 목을 단칼에 베어 숨통을 끊어 놓는 모습은 큰 공포감을 전달한다. 그런데 사람 목을 베는 데도 기술이 필요할까? 정답은 'YES'다. 머리를 잘라내기 위해서는 제1경추와 제2경추를 사이에 정확히 칼을 집어 넣어야 머리가 깔끔하게 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간혹 실력 없는 망나니가 목을 쳤을 때는 죽는 것보다 더한 참혹한 장면이 벌어졌다고 한다. 저자는 "머리를 떼어낼 때는 제1경추와 제2경추 사이의 치돌기까지 통째로 잘라내야 하는데, 이 좁은 틈을 노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엑스레이도 없던 시절 (인체 구조를 고려한) 망나니의 참수 실력은 가히 명인의 솜씨나 다름 없었다"고 말한다. 이어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프랑스의 기요틴(단두대)은 잔혹해 보이기는 해도 목을 베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고, 실패 염려도 없어 오히려 인도적인 발명품이다"라고 말한다. 

해부학의 역사와 배경, 해부학을 통해 풀어낸 신체의 과학적 비밀을 재미나게 소개하는 책이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해부학 이야기』
사카이 다츠오 지음 | 전지혜 옮김 | 더숲 펴냄│244쪽│10,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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