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김희영·홍상수·김민희... ‘불륜’ 꼬리표 어찌할까?
최태원·김희영·홍상수·김민희... ‘불륜’ 꼬리표 어찌할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6.03 14: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소설 『안나 카레니나』 첫 문장-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해당 소설에서 거론한 가정불화의 원인은 ‘불륜’이다. “불륜은 모든 문학작품의 거의 유일한 주제”라며 ‘불륜’을 문학 소재로 애용했던 그는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 남부러울 것 없는 귀족 부인 안나 카레니나의 불륜을 그려냈다. 러시아 정계 최고 정치인을 남편으로 뒀지만 열살을 훌쩍 넘기는 나이 차이와 고지식한 면모에 질리던 차에 우연히 만난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 안나. “저에게는 이제 당신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고백할 만큼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만, 뭇 남성이 그러하듯 그녀를 향한 브론스키의 사랑은 이내 차갑게 시들어 버리고, 상처받은 안나는 기차에 몸을 던져 파국을 맞이한다. 톨스토이는 “결혼 역시 일반 약속과 마찬가지로 성(性)을 달리하는 두 사람 즉, 나와 그대 사이에만 아이를 낳자는 계약이다. 이 계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기만이며 배신이요, 죄악”이라며 소설의 힘을 빌려 당시 러시아 상류층에 만연했던 불륜을 꼬집었다.

불륜의 만연은 과거 러시아 시절뿐 아니라 현시대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국경과 문화를 막론하고 불륜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일어나는 ‘흔한 일’이 돼버렸다. 2015년 9월 <서울신문>과 여론조사 기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만 19~59세의 전국 기혼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집계된 간통 경험률은 24.2%(남성 39.3%, 여성 10.8% )였다. 기혼자 열명 중 두명은 혼외 관계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간통죄가 폐지되기 전인 2014년 6월에 조사된 간통 경험률 21.4%(한국 여성정책연구원 조사 )보다 2.8% 높아진 수치다.

불륜은 유명세,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다. 영화계에서 입지가 두터운 홍상수 감독은 부인이 있는 상황에서도 배우 김민희와 연인 사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최고 경영자 제프 베조스는 폭스 뉴스 앵커 출신 로렌 산체스와 불륜 관계가 들통나 이혼하면서 부인에게 40조원의 위자료를 지급해 큰 주목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 지난 10여년간 불륜관계를 맺으며 혼외자식까지 두고 있다. 최 회장의 이혼 요구에 본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직까지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런 중 지난 29일에는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티앤씨재단 공식행사에 함께 참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불륜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일까? 심리상담가 무극은 책 『불륜에 대하여』에서 “남자는 아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을 좀 더 인정해주고 존경해 주는 상대를 찾거나 혹은 이성적으로 더욱 매력적인 대상을 찾는다”며 “남자는 현실의 의무만으로 살지 않으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망하고 이루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남자는 힘을 북돋아 주고 격려해주는 이가 있으면 끝없이 도전하는 슈퍼맨이 될 수 있다. 불륜관계에서 남자는 연애 때처럼 육체적 쾌락이나 흥분감을 받기 위해 (뭔가를 여성에게 ) 주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받지 못하게 되면 주기를 멈추게 된다. 불륜 관계에서 남자는 슈퍼맨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어 “(여성의 불륜은 ) 남편으로부터 한 바가지의 사랑을 채우려 노력하지만 쥐어짜도 나올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자포자기의 심정이 될 때 일어난다. (자신이 ) 스스로 사랑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게 되고 (외간 ) 남자를 만나 위로를 받게 되면서 그들은 생각지도 못한 상간녀의 삶으로 들어간다. 받는 입장이 되다보니 스스로 행복하다는 착각에 빠지지만 상대 남자에게 쾌락을 줄 수 없을 때 그들의 관계는 끝나게 된다”고 꼬집는다.

세계적인 철학자 알랭 드 보통 역시 불륜에 빠지는 이유를 “결핍이 채워질 것이라는 순진한 착각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책 『인생학교:섹스』에서 “외도가 결혼생활의 모든 좌절을 해소해줄 효과적인 해결방법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착각이다. 외도를 하면 그 상대방이 자신의 결핍이나 과잉을 마법처럼 조절해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믿는다면 그것은 삶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조건들을 잘못 이해한 것이다. ‘혼외’의 누군가와 성관계를 가지면서 ‘결혼생활 내부’의 소중한 것들에 타격을 입히지 않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불륜』에는 “마치 악마가 방 한구석에서 나를 바라보다가 당장이라도 튀어나와, 나의 ‘행복’은 그저 지나가는 한때의 것에 불과하다고,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할 것만 같다. 그래. 분명 나도 그건 알고 있지”라는 대목이 나온다. 누군가의 가슴에 대못을 박으며 추구하는 자신만의 행복이 잘못된 것임을 대다수 사람은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 작가는 책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능력 없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느낌과 생각은 때로 감옥이 되고 족쇄가 되고 독극물이 돼 자신의 인생과 타인의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잘못인지 알지만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빠지는 불륜, 그 끝은 감옥, 족쇄, 독극물이라고 많은 이들이 경고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