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버릴 거야. 구멍 난 보자기는 쓸모가 없거든.” 꼬마 노아가 구멍 난 빨간 보자기를 쓰레기통에 넣자 빨간 보자기가 튀어나온다. “흥, 내가 쓸모없다고? 난 쓸모가 많단 말이야.” 노아를 태우고 지붕 위로 날아간 빨간 보자기는 노아가 보는 앞에서 고물상 할아버지의 허리띠가 되고, 지쳐 잠든 줄무늬 고양이의 이불이 되고, 거센 바람에 부러질 듯 휘는 어린 모과나무를 흔들리지 않게 묶어준다. “구멍 난 보자기야! 정말정말 미안해. 넌 아주아주 쓸모가 많아.” 빨간 보자기와 친구가 된 노아는 빨간 보자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돈다. 색연필로 그린 듯한 포근한 그림이 따듯한 그림책.
■ 빨간 보자기
김용삼 글·반성희 그림│고래 펴냄│40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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