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네 집에 찾아온 병아리가 대뜸 "화장실 좀 써도 돼"라고 묻는다. 여우는 "물론이야"라고 허락하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도 병아리가 나오지 않는다. 기다리다 못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병아리가 친구들을 불러모아 화장실에서 한바탕 파티를 벌이고 있다. 쫓겨나는 상황에서도 병아리는 오히려 "화장실 써도 된다는 말은 빈말이었나봐"라며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책에는 개구쟁이인 병아리와 이해심 많고 마음 따뜻한 여우의 이야기 세 편이 담겼다.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판이하게 달라 어디 하나 닮은 구석 없는 두 친구의 우정을 즐겁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 화장실 좀 써도 돼?
세르지오 루치에르 지음 | 정화진 옮김 | 미디어창비 펴냄│56쪽│13,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