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외롭고 높고 쓸쓸했던’ 시인 백석의 모든 것
[리뷰] ‘외롭고 높고 쓸쓸했던’ 시인 백석의 모든 것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5.2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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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백석의 모든 시를 포함해 시인 백석에 대해 잘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좋겠다. 일단, 백석 시에 담긴 고유어나 한자어를 정확하게 설명한 주석이 돋보인다. 책을 엮은 백시나 매직하우스 대표는 그동안 출판된 백석 시집 중에서 가장 정확한 주석을 달고 있다고 자부한다. 백석이 사용한 시어들이 평안도 사투리이거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낯선 고유어이기 때문에 주석은 우리가 백석 시집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 중 하나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서 발표한 시들을 한 장에 모아 망라한 것도 이 책이 특별한 이유다. 백석은 월북했다는 이유로 1987년 민주화항쟁 이전까지 문단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1987년 이후에도 백석이 북한에서 발표한 시는 우리 문단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는데, 이 시들이 분단 이전보다 평범하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백시나 대표는 “사회주의 건설에 동원돼야 했던 뛰어난 시인의 재주는 사라지고, 그저 그런 평범한 시만 보인다”며 “하지만 그것도 우리분단으로 인한 상실이기에 이 시집에 담았다”고 밝힌다. 

북한에서 창작보다 번역활동에 힘을 쓴 백석이 아동문학에 눈을 돌려 출간한 동시집 『집게네 네 형제』가 이 시집의 맨 마지막 장으로 묶인 것도 뜻깊다. 특히 『집게네 네 형제』의 「까치와 물까치」는 국내 단행본 시집에는 올해 처음으로 담기기 시작했다. 

부록에는 ‘사진으로 보는 백석’ ‘백석 연보’ ‘백석 작품 연보’ 등 백석의 생애가 사진과 연표로 담겼다. 시인 윤동주가 존경했으며, 조선에서 가장 모던한 시인이라고 평가받던 백석. 일제강점기 억압받는 약자를 시의 소재로 다루며 자신만의 저항을 했던 백석. 한국전쟁으로 인해 월북하게 되고, 사회주의 문학의 정치성을 비판하다 국영협동농장으로 쫓겨난 백석. 분단이 문제가 되는 요즘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인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지음│백시나 엮음│매직하우스 펴냄│368쪽│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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