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못 먹어 배 곯는 사람은 크게 줄었지만,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크게 늘었다. 불행은 어른·아이를 가리지 않는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그렇다면 현대인은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행복하지 못한 것일까?
그 답을 전하기 전에 저자는 이야기 한편을 전한다. 한 랍비 집에 강아지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강아지는 자기 꼬리에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꼬리를 잡으려고 열심히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도 꼬리를 잡을 수 없었고 뛰면 뛸수록 어지럽기만할 뿐이었다. 결국 강아지는 지쳐 쓰러지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랍비는 강아지에게 "아주 오래전 나도 내 꼬리에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열심히 꼬리를 쫓았다네. 그리고 결국 깨달았다네. 열심히 돌면 어지러울 뿐이라는 걸. 그래서 꼬리잡기를 포기하고 내가 원하는 곳을 향해 달리다보니, 어느새 꼬리가 나를 따라오게 되더군"이라고 충고했다. 행복은 좇는 것이 아닌 뒤따르게 하는 것이란 의미다. 행복이 뒤따르게 하는 방법으로 저자는 '몰입'을 소개한다.
미국 클레어몬트대학교의 심리학가 미하일 칙센트미하이는 실험자들을 모아 하루에 7~8번씩 알람이 울릴 때마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그 순간 하던 일과 행동, 감정과 심리 상태를 기록하게 했다. 이런 자료를 수합해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즐겁고 만족하는 순간은 '나 자신을 잊어버릴 때'였다. 다시 말해 무언가에 온통 집중해 내 존재 자체도 사라져 버린 그 순간이 많은 사람이 경험한 '정말 즐겁고 만족했던 경험'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몰입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 저자는 '자기목적적 경험'을 강조한다. 경험 자체가 목적인 경험을 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친구와 친해지기 위해 쇼핑을 함께 가는 것은 목적적 경험이 아니다. 쇼핑 자체가 재밌어서 혼자서도 쇼핑을 하는 것이 목적적 경험이다. 돈 때문이 아닌 카페 일을 배워 보고 싶어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책에는 이같은 행복으로 이르는 방법이 가득 담겼다. 삶 속에 숨겨진 행복을 찾고 싶다면 책장을 펼쳐보자. 몰랐던, 혹은 잊고 있었던 행복으로 이어진 길이 열릴 것이다.
『십 대를 위한 행복 찾기 심리 실험실』
양곤성 지음 | 팜파스 펴냄│296쪽│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