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소위 ‘진보’도 책임이 있다
[책 속 명문장]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소위 ‘진보’도 책임이 있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5.22 10: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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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대단히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이곳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운명하셨습니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이 평소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이 아니라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이라고 했던 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그의 서거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중략
운구 행렬은 서울광장 노제를 거쳐 수원 연화장에 도착했고, 마침내 그의 운구가 불 속으로 들어갔다. 모든 것이 비현실적인 가상세계 같았다. (중략
그날 이후, 내 삶은 사라졌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하루 종일 멍한 상태로 지냈다. 시간이 흘러도 제자리로 돌아가기 힘들었다. 
내 삶은 분노, 원망, 좌절, 한탄, 증오, 체념으로 뒤범벅돼 갈 길을 잃었다. 도대체 노무현 대통령은 왜 죽음을 선택했을까? 아니 누가 노무현 대통령을 죽였을까? 내 머릿속에는 이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지난 10년의 세월은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죽어야 했던 이유를 찾는 시간이었다. 
그는 유서에서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을 원망했고, 이 세상 사람들을 원망했고, 나 자신을 원망하며 살았다. (중략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과 한나라당, 검찰과 조중동에게 죽음의 책임을 몽땅 뒤집어씌운 것은 소위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기회주의적이고 비열한 행태였다. 이명박과 검찰, 조중동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놓고 자신들은 책임에서 쏙 빠져버렸다. 그냥 빠진 게 아니라 이명박과 검찰, 조중동을 살인자라며 시민들의 분노를 자극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노무현을 마음껏 활용한 10년이었다. 
자칭 보수 세력이 늘 북한을 공포의 대상으로 끌고 들어와 색깔론을 마음껏 활용하며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했던 모습과 본질이 전혀 다르지 않다. (중략
그러나 참여정부 내내 비판만 일삼던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반성하는 이가 없었다. 성찰하는 정치인, 지식인, 시민단체를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들은 늘 자신이 옳다고 믿으며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성찰을 하더라도 잘못된 성찰이 있었을 뿐이다.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 등 뒤에 비수를 꽂았던 자들에 대한 기록이다.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의 책임은 많은 사람이 떠들었으니 굳이 내가 더 말을 보탤 이유도, 필요성도 못 느낀다. 나는 대한민국 사회가 침묵했거나, 알지 못했거나 그 어떤 이유에서든 10년 동안 말하지 않았던 새로운 판단의 근거를 제시할 뿐이다. 

『누가 노무현을 죽였나』
권순욱 지음│혜윰 펴냄│448쪽│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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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2019-05-22 17:25:08
소위 깨시민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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