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쉘리’가 우리 사회에 던진 불편한 질문… “아.시.겠.어.요?”
‘구도쉘리’가 우리 사회에 던진 불편한 질문… “아.시.겠.어.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5.20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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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 쉘리' [사진= 유튜브]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구도 쉘리’(GudoShelley)라는 호주의 한 유튜버가 각종 포털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오르며 네티즌을 사로잡고 있다. 19일 코미디언 권혁수가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구도 쉘리’의 ‘핵불닭볶음면 먹방’(먹는 방송 )을 패러디한 동영상을 올리면서 확산된 인기가 쉽게 사그라질 분위기가 아니다. 뱃살을 드러내고 불닭볶음면 2봉지를 먹는 ‘구도 쉘리’의 동영상은 조회수가 급증해 벌써 274만회가 넘었고, 다른 동영상들도 수십만회에서 백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보통의 대한민국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평이다. 외양부터 다르다. 배를 드러내는 탱크탑 의상은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과도하게 마른 여성들의 전유물이지만, ‘구도 쉘리’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탱크탑을 입고 뱃살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그런 편견을 깬다. 살이 쪘는데도 불구하고 자유롭게 먹고 마신다. 그는 자신을 이상하게 보며 비판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다르다’고 느끼는 ‘구도 쉘리’의 패션과 몸매, 개성 등은 ‘구도 쉘리’가 사는 호주에서는 별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구도 쉘리’는 오히려 자신의 몸매와 의상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을 훈계한다. 그는 자신의 의상에 대해 “지금 이런 스타일의 패션은 호주에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너희들 시야에서 보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다. 그러니 그만 변태 취급하고, 그만 정신병자 취급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자신의 몸매를 비판하는 네티즌에게는 “난 절실하지가 않아요. 아시겠어요? 나는 살을 빼야 한다. 살을 빼서 예뻐져야 한다. 이런 생각이 절실한 사람이 아니라고요”라고 일갈한다. 실제로 ‘구도 쉘리’는 직장을 다니며, 연애도 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적어도 호주에서는 말이다.

‘구도 쉘리’가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의 인기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던지는 어떤 질문이 되고 있다. ‘구도 쉘리’의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한국인들 제발 남 평가하는 집단 정신병 탈피하자 제발” “헬조선 마인드로는 다 담아낼 수 없으신 분” “우리나라는 여자건 남자건 자유가 없어 x같음. 다들 입는 옷 똑같고 머리 똑같고 여자가 브라 안 차면 이상해 보이고, 머리 짧으면 기르라 하고, 남자는 수염 안 밀면 이상해 보인다고 하고, 하여간에 x나게 형식적이고 자유가 없음” “미국에서 잘 입던 옷 한국에선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봐서 못 입습니다. 별 심한 노출도 아닌데 지나가는 눈길이 죄다 위아래로 훑던 게 생생하네요”라는 식의 비판 일색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이나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에 체류를 하고 온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인 모습을 다소 이상하게 여긴다. 자동차는 흰색 아니면 검은색, 회색이며, 헤어스타일도, 복장도 전부 비슷비슷해 구분하기 어렵고, 답답함마저 느껴진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사회에서 한 인간을 특정한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말한다. 문화심리학자 한민은 책 『슈퍼맨은 왜 미국으로 갔을까』에서 한국인들이 ‘다름’을 인정하기 꺼리는 이유에 대해 “아마도 분단 이후에 펼쳐진 치열한 대립의 역사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에게 해를 끼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를 만나면 한국인들은 그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철저히 배척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구도 쉘리’가 이렇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름’에 대해서 과거보다 관대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다름’에 대해 관대한 사회일수록 ‘다름’은 혐오의 대상이 아닌, ‘개성’이 된다. 그리고 개성 있는 삶은 많은 작가들이 추천하는 삶이다. 예를 들어 ‘다른’ 삶을 살려고 노력했던 것이 지금의 성공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은 책 『좀 다르게 살아도 괜찮아』에서 “송대관처럼 노래하고 김흥국처럼 춤추어라”며 “송대관이나 김흥국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자신만의 개성이 있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선풍을 일으킨 ‘악동뮤지션’도 마찬가지다. 다듬어지지 않았음에도 요즘 기획사에서 내놓는 음악과는 전혀 다른 자신들만의 색깔이 있기에 대중을 열광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유 전 청장은 “나만의 개성, 빛깔, 캐릭터. 이것이 있어야 오롯한 내가 된다. 다른 사람과 다른 사람, 바로 나다.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야 의미 있는 삶이 된다”며 “누구나 갖고 있는 식상한 생각, 상투적인 행동과 결별하라. 이 사회가 강요하는 천편일률적인 붕어빵 같은 삶을 거부하라. 그리하여 다른 사람과 다른 자기만의 개성 있는 삶을 살아라. 진정한 행복은 여기에 있다”고 덧붙인다. “아시겠어요?”라고 ‘구도 쉘리’는 말끝마다 질문한다. ‘구도 쉘리’가 던진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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