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일하며 재미있는 책 만드는 ‘아이세움’
재미있게 일하며 재미있는 책 만드는 ‘아이세움’
  • 관리자
  • 승인 2006.05.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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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세움의 만화팀 직원들


어느 일요일 오후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한 서점을 찾았다. 그런데 서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4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꽉 들어차 바글바글 거렸기 때문이다. 서점에는 두어 개의 벤치모양 의자가 있었는데 이미 아이들이 앉아있어 더 이상의 빈자리는 없었고, 의자를 차지하지 못한 아이들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있었다. 아이들은 그 좁은 공간에 바짝 붙어 앉아 책을 읽고 있었는데, 도대체 무슨 책을 그리 열심히 보고 있나 살펴봤더니 거의 대부분 학습만화 시리즈를 읽고 있었다.
 
한 아이에게 “지금 읽고 있는 책 재밌어요?” 하고 물었더니, 그 아이는 “네, 이거 3번째 읽는 중이예요.” 하고 대답한다. “세 번이나 읽을 정도로 재밌어요?” 하고 다시 물었더니, “네, 재밌어요. 다음 권 나올 때까지 또 읽을 거예요.”하고 말한다.
 
서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서점은 온통 아이들로 북적이는데, 특히 인기 많은 학습만화 시리즈의 다음 권이 출간될 무렵이 되면 새 책이 언제 나오는지를 묻는  아이들 때문에, 또 새 책이 출간되면 책을 사기위해 몰려드는 아이들 때문에 정신없다고 한다. 

어린이 학습만화 시리즈의 높은 인기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 출판시장에서 어린이 학습만화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만화에 대한 인식이 요즘과 같지 않았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았다. 삼국지, 역사, 세계명작 등이 학습만화 소재의 전부였을 뿐이다.
 
그런데 요즘 서점의 아동서적 코너에 가면 어린이 학습만화들이 가득하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어떤 책을 골라야할지 한참을 망설이게 된다. 한마디로 학습만화 시장은 지금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다.
 
학습만화의 인기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는 단순하게 책이 잘 팔린다는 수준을 넘어 학습만화 열풍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다. 서너 개의 학습만화는 새로운 시리즈가 출간될 때마다 아동서적 부문에서는 물론 종합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한다.
 
놀이와 학습의 절묘한 만남

도대체 아이들은 학습만화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 걸까? 베스트셀러에 오른 학습만화들이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학습만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재미있어서다. 책 읽는 것이 재밌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학습만화를 읽는 행위는 하나의 새로운 놀이가 됐다. 학습만화는 개성 있는 캐릭터, 빠르게 전개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그리고 영상매체에 익숙한 아이들의 시선까지 사로잡는 예쁜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의 학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책을 원하는데, 학습만화는 책을 재밌게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학습효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까다로운 부모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매우 높다. 그래서 나라의 경제사정이 심각하게 어려워지지 않는 이상 아동도서는 다른 문화상품에 비해서 그 영향을 덜 받는 편이다. 출판시장이 어렵던 90년대에 대형출판사들이 유행처럼 어린이 책 전문 자회사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모든 아동도서들이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매주 수십 권의 책이 출판되고 있는 아동도서 출판시장은 살아남기 위한 출판사들의 경쟁으로 매우 치열하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높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학습만화들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책의 구매자인 부모와 책의 독자인 어린이들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켰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 아이세움을 대표하는 학습만화 시리즈


‘살아남기 시리즈’를 만든 아이세움 출판사

아동도서 출판사 ‘아이세움’은 그 유명한 학습만화 ‘살아남기 시리즈’를 만든 출판사다. 아이세움은 학습만화뿐만 아니라 과학, 문학, 역사, 지리, 예술 등 다양한 종류의 동화책과 그림책을 일년에 100권정도 꾸준하게 출간하고 있다. 그래도 독자들에게는 ‘살아남기 시리즈’를 만든 출판사로 잘 알려져 있고,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학습만화 판매수익이 아이세움 출판사 전체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만화가 아이세움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학습만화 ‘살아남기 시리즈’

‘살아남기 시리즈’는 만화 기획 출판사인 코믹컴에서 기획을 맡아 아이템과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살아남기 시리즈’는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던 주인공들이 갑자기 극한 상황에 처해 서바이벌 모험을 벌이면서 그에 필요한 각종 서바이벌 상식들과 자연과학 지식들을 배우게 된다는 이야기로, 흥미진진한 모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과학 상식들이 독자들에게 학습효과와 재미를 준다.

 ‘살아남기 시리즈’ 1권『무인도에서 살아남기』는 2001년 3월에 출간됐는데, 이는 요즘 인기 많은 서너 개의 학습만화 시리즈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일찍 시작된 것이다.

 ‘살아남기 시리즈’의 판매수준은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다소 주춤했지만, 3권『사막에서 살아남기』부터는 판매량이 꾸준하게 증가하여 평균적으로 권당 30~40만부 씩 판매됐고, 지난달에는 드디어 500만부를 돌파했다. 아직 시리즈물이 완성되지 않았고 이전에 출간 된 책들도 계속해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살아남기 시리즈’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등으로 저작권을 수출했는데, 특히 대만에서는 2002년에 출간되어 지금까지 40만 부 이상 판매됐다. 또 최근에는『화산에서 살아남기』와『지진에서 살아남기』를 프랑스에 수출했는데, 다른 시리즈도 계속해서 출판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아이세움 만화팀의 박현미 과장은 앞으로는 대만, 중국,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도 진출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일본과 공동제작으로 ‘살아남기 시리즈’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5월에는 어린이 날 등 행사가 많아서 출판사들이 한참 바쁠 시기다. 특히 아이세움은 지난 2일에 ‘살아남기 시리즈’ 16권『공룡 세계에서 살아남기1』을 출간했기 때문에 더욱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이세움 만화팀의 모든 직원들은 환한 얼굴로 즐겁게 일하고 있었다. 아이세움에서 재밌는 책을 만들 수 있는 건 이렇게 모두가 재밌게 일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독서신문 1403호 [2006.5.14]                                             송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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