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 논란... 장사꾼과 인플루언서, 뭐가 다를까?
인플루언서 마케팅 논란... 장사꾼과 인플루언서, 뭐가 다를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5.17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8년 연속 흑자행진을 하며 지난해 매출 97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한 온라인 쇼핑몰 ‘탐나나’가 문을 닫게 됐다. 폐업을 공지한 해당 온라인 쇼핑몰은 인플루언서 ‘임블리’(본명 임지현·인스타그램 팔로워 84만명 )가 상무로 재직 중인 부건에프엔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최근 ‘곰팡이 호박즙’ 논란이 악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임블리가 속한 부건에프엔씨는 여성 브랜드 ‘탐나나’ 외에 남성의류 브랜드 ‘멋남’, 화장품 브랜드 ‘블리블리’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부정적 여론으로 인해 60~70% 매출 하락(블리블리 기준 )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초 임블리가 김재식헬스푸드와 함께 제조·판매한 제품 ‘호박씨까지 추출한 리얼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한 소비자가 임블리 측에 호박즙 제품 마개 안에 곰팡이가 핀 사진을 전달하며 항의했으나 임블리가 “환불은 어렵고 그동안 먹은 것이 확인이 안 되니 남은 수량과 곰팡이가 확인된 한 개만 교환해주겠다”고 대응하면서 큰 후폭풍을 불렀다. 임블리의 대처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해당 사건을 기점으로 임블리가 제작·판매하는 의류가 명품을 모방했다는 논란과 화장품 제품(블리블리 브랜드 )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주장이 이어지면서 임블리는 궁지에 몰렸다. 신뢰 회복을 위해 임블리 측은 호박즙 28억원어치를 환불하는 한편 논란이 된 51개 제품을 외부 기관에 맡겨 품질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2013년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시작해 연매출 1,700억원의 패션·뷰티·생활 브랜드로 키워낸 임블리는 현재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3대 백화점과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을 포함한 2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장 철수를 요구하는 소비자의 거센 항의에 직면해 매출과 명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재 대중의 질타를 받거나 법의 심판대에 오른 인플루언서는 임블리 외에도 다수 존재한다. 먹방으로 유명한 ‘밴쯔’(유튜브 구독자 320만명 )는 2017년 사전심의를 받지 않은 다이어트 보조제의 온라인 광고를 진행해 재판에 회부된 상태다. 또 인플루언서 ‘에린’(본명 홍담기·개인 계정 팔로워 9만명 )은 영수증 발급 회피 의혹과 함께 ‘수소수가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방지에 탁월하다’는 잘못된 정보를 마케팅에 이용해 뭇사람의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도대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됐을까? 많은 사람은 인플루언서가 본연의 역할보다 돈벌이에 더 욕심을 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인플루언서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이웃집 언니·오빠·형·누나의 친근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과장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정보 전달이 컸다. 인플루언서가 전하는 진정성 어린 정보는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과장된 기업 광고와는 차별된 장점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몇몇 인플루언서의 허위·과장 광고와 함께 심할 경우 사용해보지도 않은 제품을 소개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또 직접 사업에 나선 인플루언서의 경우에도 유명 브랜드 제품을 모방하면서 판매에만 치중하고 고객 응대에 소홀해 질타를 받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광고주와 인플루언서가 벌이는 기만적 광고 행위를 집중단속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케팅 전문가 테드 라이트는 책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어떤 사람을 보았을 때 정말로 인플루언서인지 아닌지는 금세 감을 잡을 수 있다. 우선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아닌 지원자들은 브랜드 홍보 대사로서 어떤 보상을 받게 되는지를 듣고 자연스럽게 자리를 뜬다. 경제적 보상 외에는 그들이 이 일을 하게 할 동기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진정한 인플루언서는 ) 고가의 선물보다 (좋은 제품 정보를 함께 나누는 ) 색다른 경험을 택하기 마련이다. 몇 번을 되풀이해도 (돈 보다는 ) 경험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인플루언서와 장사꾼의 차이는 어떤 가치를 우선하느냐에 따라 나뉜다. 경험 공유를 수익 추구보다 우선한다면 인플루언서이지만 그 반대라면 장사꾼에 가깝다. 인플루언서의 활약이 커져가는 현 시점에서 이런 인식의 재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