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좌파독재” 프레임 전략이 먹히는 이유
황교안 “좌파독재” 프레임 전략이 먹히는 이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5.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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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좌파독재.” 앞서 선거제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 지정을 기점으로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 민생투어에 나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 투쟁만으로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를 막아낼 수 없어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기 위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여러분과 함께 반독재 좌파폭정을 막아 내겠다”며 연일 대정부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자한당의 강경행보는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지층이 결집한 탓인지 지난 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자한당 지지율은 그 전주보다 1.8%포인트 오른 34.8%를 기록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전주보다 3.7%포인트 하락한 36.4%를 기록하면서 두 당의 격차는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최초로 1.6%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는 2.6% 오른 48.6%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한당이 내세운 ‘좌파독재’ 프레임이 어느 정도 효력을 발휘했다고 주장한다.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는 현 정권의 ‘소득주도 성장’ 기조와 친(親)대북 정책을 ‘좌파정책’으로 규정하고 협치(協治)보다는 밀어붙이기식의 국정운영을 ‘독재정권’으로 지칭한 ‘프레임’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그런 배경에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논란을 초래하는 여러 현안이 자리한다. 실제로 현 정권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은 집권 2년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기 부양은커녕 오히려 역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3%로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하노이 북·미 회담이 결렬되면서 좀처럼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북한 문제에 안일하게 대응하는 현 정부의 태도도 비판을 받고 있다. 전 세계가 대북 경제봉쇄에 동참해 북한의 변화를 모색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는 오히려 식량지원이라는 유화책을 꺼내들면서 논란을 자초한 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주 전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에 대해서도 정부는 애써 ‘신형 전술유도무기’라며 국제제재 대상인 ‘탄도 미사일’이 아니라고 강조했고, 지난 9일 재차 발사한 북한의 ‘탄도미사일’(미국 국방부 입장) 역시 “(제재 대상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이라며 사건을 축소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협보다는 밀어붙이기식의 태도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현 정권 2년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헌법재판관 등은 총 열 다섯명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의 열명을 넘어섰다. 또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도 현재까지 열한명이 낙마하면서 청와대의 인사책임론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방송한 KBS 프로그램 <문재인에게 묻다>를 통해 “(임명된 ) 장관들은 잘하고 있다. 인사청문회경과보고서 채택이 안 된 장관도 좋은 평을 듣는 사람이 많다. 그럼 청와대 추천의 문제인가. 청문회 문제인가”라며 오히려 국회에 책임을 돌렸다. 또 ‘좌파독재’ 비판에 대해서는 “촛불 민심 위에 탄생한 정부가 ‘좌파독재’라니 참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물론 자한당이 외치는 ‘좌파독재’라는 구호는 과한 면이 없지 않다. 자한당이 이야기하는 일반적인 독재와는 달리 대다수 정책 진행 과정이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 논란이 컸던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 역시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합법적 조치였다. 그렇다고 과거 유신헌법처럼 정권에 유리한 법을 신설한 것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좌파독재’라는 프레임에 적잖은 사람이 호응하는 것은 왜일까.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프레임을 짜는 것은 자신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언어를 취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언어가 아닙니다. 본질은 바로 그 안에 있는 생각입니다. 언어는 그러한 생각을 실어 나르고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라고 말했다. ‘좌파독재’ 프레임에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이미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정부·여당은 ‘좌파독재’라는 비판을 한낱 ‘정치구호’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런 정치 구호가 왜 자한당과 민주당의 엇갈린 지지율로 나타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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