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에 유독 많은 ‘살해 자살’... “자식은 부모 소유물 아냐”
5·6월에 유독 많은 ‘살해 자살’... “자식은 부모 소유물 아냐”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5.0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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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자살은 의지적으로 자신의 생명권을 박탈하는 회복 불가능한 극단적 선택이다. 삶에 대한 두려움이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는 순간 자살을 택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자녀와 함께 목숨을 끊는 ‘살해 자살’이 빈번해지면서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지난 7일 울산에서는 60m 높이의 대교 난간에 올라 투신자살을 시도했던 모녀가 극적으로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후 4시 40분께 대교 난간에 선 모녀를 발견한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했고, 충남 경찰인재개발원에서는 협상 요원이 헬기를 타고 현장에 급파됐다. 다리 아래에는 투신에 대비해 구조대원이 탑승한 고속보트와 연안 구조정, 50t급 경비정, 소방정 등이 대기했다. 모녀는 경찰의 설득에 “사는 게 힘들다”는 말만 반복하다가 5시간 만인 9시 10분 딸이 먼저 난간을 넘어 들어왔고, 15분 엄마 역시 마음을 돌리면서 인명피해 없이 사건이 종료됐다.

하지만 같은 날 김포시 구래동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자살시도는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55분께 A군(10)이 연탄가스 중독에 의해 숨진 채로, 어머니(41)는 다용도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에는 딸도 있었으나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아직 정확한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가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 6일 부산에서는 신변을 비관한 아버지가 장애가 있는 아들의 뒷머리를 가위로 수차례 찌른 뒤 자신은 농약을 마셔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다. 또 어린이 날이었던 지난 5일 시흥에서는 30대 중반 부부와 아들(4), 딸(2)이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부는 7,000만원의 빚을 진 상태로, 신변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애도 죽고 싶다 그러던가?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다. 애가 무슨 죄냐?” “제발 아이들은 가만둬라. 얘들이 뭔 죄가 있냐”며 부모를 질타하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난 쉽게 판단하지 않으련다. 홀로 남을 자식 염려하는 부모마음도 이해가 간다” “자식 생각 안하는 부모였으면 남은 자식이야 어찌되든 말든 내팽개치고 혼자 갔겠지. 저것도 일종의 책임감인 듯한데, 어찌 됐든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7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은 “(시흥에서) 2살과 4살짜리 아이를 꼭 끌어안은 채 사망할 때 부모 마음은 어땠겠나. 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보다 회생할 생각을 했어야 했다”며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절대 아니다. 부모가 아이를 살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울경찰청 소속 정성국 박사는 논문 「한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 분석」(2014)에서 “2006년부터 7년 3개월간 국내에서 발생한 자식살해는 총 230건이었으며 그중 46%의 부모가 자살했다”며 “자식이 소유물이 아닌 독립적 인격체임에 대한 부모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자살 시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알프레드 알바레즈는 책 『자살의 연구』에서 “자기파괴(자살) 주기는 정확히 자연주기를 따른다. 자기 파괴성은 가을에 낮아져서 한겨울에 가장 낮고 이후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해 초여름인 5, 6월에 최고조에 이르며 7월부터 또다시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다”며 “1년 주기로 나타나는 자연의 재생 과정을 보며 자신의 처지와 괴리감을 느끼게 되면서 자살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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