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상처, 피할 수 없다면 읽어라…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리뷰] 상처, 피할 수 없다면 읽어라…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5.03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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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때로는 상처를 주고 때로는 상처를 받으며 부대끼며 살아간다. 상처받지 않는 방법은 없다. 간혹 상처를 덜 받는 방법은 있을 수 있으나 어쨋든 상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것만이 삶을 영위하는 좋은 방법이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여행을 떠나도 되고, 무언가에 몰두할 취미를 찾아도 된다. 때로는 조언해줄 수 있는 멘토를 찾고 상담을 받아도 좋다. 하지만 저자는 그 무엇보다 좋은 방법은 '독서'라며 "책 속에 담긴 인간의 갖가지 감정과 사연이 우리 자신의 상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열등감에 억눌린 사람들에게 김승옥의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을 추천한다. 1964년 겨울 어느 날, 세명의 남자가 만난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청에서 근무하는 '나'와 30대 중반의 월부 외판원으로 오늘 아침 병원에서 죽은 아내를 해부용으로 기증하고 4000원을 얻은 '그', 그리고 삶이 즐겁지 않은 '안'이 선술집에서 만나 하룻밤 동지가 된다. 시신 대가 4000원을 하룻밤에 써버리려 작정한 '그'는 두 사람에게 함께 하룻밤을 보내자고 제안하지만, 두 사람은 각방을 고집하고 결국 각자의 방에서 깬 두 사람은 죽어 있는 '그'를 발견한다. 저자는 "그들은 그들은 모여서 서로를 위로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결핍을 더욱 끌어안고 몰려다녔던 것"이라며 "자신의 결핍은 남과 공유할 수 없다. 공유할수록 결핍에서 오는 상처를 더 확실히 목격할 뿐이다"라고 말한다. 

또 주도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조정래의 소설 『한강』을 권한다. 가난한 집안의 둘째 아들 이규백은 태풍에 아버지와 형을 잃고 자신이 성공해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 검사가 돼 돈 많은 집 아내를 얻지만, 처가로부터 무시를 당하고 데모하는 동생으로 인해 지방으로 좌천된다. 권력에서 멀어지면서 변호사 개업을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고 술에 의지해 삶을 허비한다. 

그런 이규백의 모습을 보며 저자는 "권력과 돈, 승진 추구의 야망을 속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것은 삶의 희망이 될 수도 있는 꿈이다.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한 사람은 삶에 집념이 더 강할 수밖에 없다. 이규백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명석한 두뇌는 결혼과 동시에 멈춰버렸다. 잃어버린 자존감을 찾을 의지도 없다"며 "내가 믿지 않는 나는 아무런 존재 가치가 없다. 자신이 세상의 중심인 나쁜 남자 파우스트와 너무 이기적이지만 의지가 강한 스칼렛 오하라가 의지도 자존감도 잃어버린 이규백보다는 낫다. 지나치게 믿는 것은 차라리 믿지 않아서 초라해지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저자는 결핍, 상처, 자기애, 가족, 욕망, 후회, 성장, 우정, 신뢰 등의 주제에 해당하는 문학작품을 통해 위로를 전한다. 


『책으로 치유하는 시간』
김세라 지음 | 보아스 펴냄│32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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