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소심한 헤밍웨이, 괴짜 J. D. 셀린저… 우리가 잘 몰랐던 예술가들
[리뷰] 소심한 헤밍웨이, 괴짜 J. D. 셀린저… 우리가 잘 몰랐던 예술가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5.06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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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이 책은 작가이자 문화전문기자 허연이 <매일경제신문>에 연재 중인 칼럼 ‘허연의 책과 지성’을 모아서 만든 두 번째 책이다. 책은 세상에 파문을 던진 예술가들의 이야기, 특히 우리가 잘 몰랐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는 이야기를 간결한 문체로 풀어놓는다.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이 마초라고 알고 있는 헤밍웨이의 실제 성격은 사실 그 반대였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아내 젤다는 헤밍웨이를 “가슴에 털이 난 계집아이”라고 놀리곤 했다. 헤밍웨이는 소심하고 겁이 많았으며 우울증까지 있었다. 시력이 좋지 않아 군인이 될 수 없었고, 전쟁 때 입은 부상도 사실 물품을 배달하다가 폭격 피해를 입었다는 게 정설이란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쓴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는 괴짜였다. 그가 세상과 담을 쌓는 정도는 가히 결벽증이라고 부를 만했다. 자기 사진이 책 뒤표지에 담긴 것은 물론, 자기 작품이 다른 논문이나 책에 거론되는 것도 싫어했으며, 자신의 전기가 출간되지 못하도록 미 연방법원에 금지 신청까지 냈다. 연못에 물이 얼면 오리들이 어떻게 되는지 걱정돼서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한다. 

조선 최고의 문인화 ‘세한도’를 그리고 ‘추사체’를 만든 추사 김정희를 키운 것은 끝없는 불운이 아니었을까. 저자는 김정희의 10대 시절이 주변인들의 죽음으로 점철됐으며, 관직을 얻고서도 안동 김씨 세력에 밀려 9년여의 유배 생활, 2년여의 귀양살이를 한 사실을 설명한다. 이 기간 쉬지 않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결과가 ‘세한도’와 ‘추사체’라는 것이다.

저자는 대부분이 잘 알지 못했던 사실을 언급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사실들을 우리네 인생과 연결한다. 흥미로운 글을 읽고 나면 뭔가 한 차례 더 생각할 수 있는 여운이 남는다.    

『그리고 한 문장이 남았다』
허연 지음│생각정거장 펴냄│248쪽│1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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