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남자들은 성관계하는 데서 자존감을 획득하는 걸로 조사되는데, 여자들은 성행위를 미루는 데서 자존감이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내용은 깐깐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자들이 성행위를 미룬다는 건 그저 남자를 안달 나게 하는 고단수의 술책이라기보다는 성행위를 통해 쾌락을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친밀하게 지속되는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하는 심리와 연관된다. 여성은 단지 성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을 받을 때 자존감이 올라간다. 또한 성관계를 미룬다는 건 남성이 성관계를 요구할 때 거절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원치 않는 상황에서 성관계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는 당연한데도, 많은 여자들이 남자가 자신을 싫어하게 될까 두려운 나머지 원치 않는 성행위를 하고는 후회한다. 남자와의 관계에서 주체성이 있을 때 여성의 자존감이 높을 수 밖에 없다. <32쪽>
남녀의 사고 차이 때문에 우울증 경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여성은 불쾌함과 불편함이 생기면 그 일만 골똘히 고민하면서 타인과 상담하는 데 반해 남성은 골칫거리를 생각하기보다는 아예 다른쪽으로 관심을 돌리거나 몸을 쓰면서 기분을 풀려고 한다. 여자들이 민감하기에 우울증에 더 걸린다는 이야기이다. 우울증 환자는 여성이 갑절가량 많지만 실제로 자살하는 살마은 남성이 훨씬 많다. 남자들은 강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힘들더라도 내색하지 않다가 갑자기 파국을 맞는다. 남성은 고통을 견디며 극복하려는 전략을 쓴다면 여성은 자신의 고통을 타인과 상의함녀서 지지와 조언을 얻는 전략을 사용한다. 여자들이 약하다는 사회 인식 때문에 여자들은 고통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고통이 덜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134쪽>
남성은 성취를 통해 자신을 규정하려고 한다면 여성은 관계를 통해서 자신을 설명하려고 한다. 남성은 업적이나 직업을 통해 정체성을 얻는다면 여성은 누구의 딸이자 누구의 아내이자 엄마이자 친구이자 직장 동료로서 정체성을 획득한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타인과 깊은 관계를 맺고 정서 교류를 긴밀히 한다. 여자들은 친구와 날마다 통화하는 일이 드물지 않지만 남자들이 수넌히 친교 수단으로 매일 통화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심지어 여자들은 어릴 때 화장실도 같이 갔다. <264쪽>
『남자, 여자를 읽다』
이인 지음 | 삼인 펴냄│392쪽│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