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다이어트, 환각성 식욕 억제제의 비밀... “그 끝은 파멸”
약물 다이어트, 환각성 식욕 억제제의 비밀... “그 끝은 파멸”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4.24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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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누군가가 날 부르는 소리가 계속 들려요” “벽에 거대한 바퀴벌레 수만 마리가 기어 다녀요” “기분이 들떠 주체할 수가 없어요”

언뜻 조현병 등을 앓는 정신질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같지만, 실제로는 특정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이 겪는 환청·환각 증상이다. 공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증상에 해괴한 병을 치료하는 약물같이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다이어트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다.

실제로 시중에 유통 중인 대다수 다이어트 약물(식욕억제제 )은 의존성(중독 )이나 내성의 우려가 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특히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등의 약은 각성제 성분으로 인해 정신을 또렷하게 하고 흥분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 약물을 과다 복용했을 경우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면서 조현병과 동일한 환각·환청 증상을 겪기도 한다. 초기에는 손 떨림이나 가슴 두근거림, 도취감, 불면증이 나타나고, 이후 환청이나 환각 증상으로 발전해 마치 마약을 투약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지난 12일 대로변에서 환각 증세를 보이다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배우 양모씨가 “식욕억제제를 다량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심각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1회 처방 시 4주 이상 복용을 금지하고 최대 3개월 이상 복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지만 현실적으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이유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렬한 욕구다. 약물에 따른 식욕 억제 효과가 커 일단 체중 감량을 경험하게 되면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며 과욕을 부리게 되기 때문이다. 또 살이 빠졌다고 방심한 사이 요요현상으로 다시 쪄버린 살을 빼려고 다시 약물에 의존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결혼 1년차 가정주부 김희연(33··가명)씨는 결혼 후 10kg이나 불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일명 리본약이라 불리는 디에타민을 복용했다. 복용 2일차, 체중은 3kg 가까이 줄었지만 온몸에 많은 땀이 나거나 숨쉬기 답답하고 손 떨림 증상이 나타났고, 머리가 핑 도는 어지러움까지 느껴졌다. 몸은 힘들었지만 눈에 띄는 체중 감량에 약물 복용을 계속했지만, 불면증까지 더해지면서 결국 김씨는 3일 만에 약물 복용을 중단했다. 김씨는 “단기간에 힘이 엄청 났다가 급격히 무너진다. 좀비가 된 것 같았다”며 “수명을 당겨쓰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또 해당 약물이 각성제 성분이다 보니 먹으면 정신이 또렷해지고 일시적으로 개운한 느낌을 받기 때문에 이런 기분에 중독돼 약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독을 막기 위해 복용 제한 기한을 두고 의사 지시에 따르게 하고 있지만, 일부 비만클리닉 등에서는 몇 달 치씩을 한꺼번에 처방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 의사에게 약 처방을 거부당할 경우 다른 병원을 찾아 새롭게 약을 처방받는 경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각성제 성분이 함유된 식욕억제제를 3개월 이상 복용할 경우 환각·환청 등의 문제 외에도 폐동맥 고혈압 위험이 23배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우려 때문에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 한약으로 눈길을 돌리지만 이 역시 안심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지닌다. 다이어트 양약과 비슷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가수 나비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3주 만에 8kg을 감량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한 달 치 다이어트 한약을 60만원 주고 구입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고 3주 만에 8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이어트로 인해 손 떨림, 심장 두근거림, 요요 등의 부작용이 찾아왔고 심지어 기절하기도 했다”며 “여러분은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준숙 한국비만뷰티아카데미 원장 역시 책 『의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다이어트비밀 43가지』에서 “많은 이들이 양방 다이어트와 달리 한방 다이어트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체질 개선 효과까지 있다고 믿지만 한방다이어트의 기본 원리는 기초 대사량을 올려 점진적으로 살이 안찌는 체질로 바꿔주는 것으로 우리 몸에 친화적이고 무리가 덜할 수는 있지만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방 다이어트 약 역시 탈모나 요요현상 등의 부작용을 동반하며 특히 마황이라는 성분의 처방으로 인해 식욕조절장치가 망가지는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어 향정신성 다이어트 약 복용과 관련해 “약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빠르게 누려보고자 하는 다이어트 도전자들의 일면을 보면 약을 먹음으로써 스스로를 더 중증의 환자로 만들고 있다”며 “향정신제는 장기간 복용할 경우 불안과 초조 등을 불러일으키고 이후 약을 중단하며 불안감이 급격히 상승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한 사람을 파멸로 몰고 간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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