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너프 필름’ 찍고 살인·강간한 이들… ‘인간의 존엄을 상실한 죄인’
‘스너프 필름’ 찍고 살인·강간한 이들… ‘인간의 존엄을 상실한 죄인’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4.23 14:2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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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여성을 묶어놓고 (일부러 ) 피를 흘리게 하고, 그 혼절한 상태에서 조금씩 (여성의 ) 얼굴이 경련이 일어나는 거 같더라고요. 그걸 촬영을 하다가….”  

‘스너프 필름’(폭력, 살인, 강간 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트위터 등 각종 SNS에서 활발하게 언급되고 있다. 22일 MBC 보도 때문이다. 강남 최대 클럽이라고 꼽히는 ‘아레나’에서 VVIP들이 이용하는 오피스텔을 따로 마련해 ‘스너프 필름’을 촬영한 정황이 드러났다. 보도에 따르면, ‘소각팀’이라는 전문 조직이 주삿바늘을 태우고 혈흔을 지우는 시약을 뿌리는 등 뒤처리를 했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화제가 된 주원규 작가의 소설 『메이드 인 강남』(지난 2월 출간 )에 이와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해당 소설의 전반부에는 한 오피스텔에 남자 다섯 명, 여자 다섯 명이 죽어 있다. 남자 다섯은 필로폰 과다 복용으로 죽어있고, 여자들은 무언가에 의해 하반신이 난자돼서 죽어 있다. 그리고 여기에 엘리트 변호사로 이뤄진 ‘설계자’가 등장해 사건 현장을 청소한다. ‘설계자’는 누가 어떤 이유로 자신에게 일을 맡겼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최근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인줄만 알았던 인물들이 현실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승리와 정준영, 최종훈 등 대중의 사랑을 듬뿍 받던 연예계 셀럽들은 약물에 의한 항거불능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에 일순간 대중의 밑구멍으로 증발한 주인공이 됐다. 또한 지난 17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여성청소년 2명, 여성노인 2명, 남성노인 1명 )을 살해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도 공포영화의 주인공 자리가 아깝지 않다. 안씨는 ‘유족에게 할 말이 없느냐’라는 질문에 적반하장으로 “죄송하지만,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하소연을 했다. 하소연을 해도 경찰이나 국가로부터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해 화가 날대로 났다”고 말했다. 

철학적으로 보면, 인간은 적어도 동물과는 달라야 한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책 『윤리형이상학 정초』에 따르면 인간이라면 ‘정언명령’이라는, 어떤 다른 목적과 관계없이 따라야 하는 윤리성의 법칙이 있다. 작가 유시민은 이에 대해 책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삶의 목표와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엄한 개인의 고유한 권리지만, 그 자유의지를 발현하는 데는 어떤 상황에서도 지키려고 노력해야 마땅한 이성의 원리 또는 도덕법이 있다”라고 말했다. 

“惻隱之心 人皆有之”(측은지심 인개유지).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는 “동정하는 마음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악을 미워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다. 시비를 가리는 마음 역시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했다. 즉 반대로 말하면 고통 받는 사람을 동정하지 않고, 악을 미워하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다.  

철학이 아닌 과학으로 따져도 인간은 동물과 다르다. 독일의 정신과 의사 요아임 바우어의 책 『공감의 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의 대뇌피질에는 다른 대부분의 동물과 달리 타인을 모방하고 타인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낄 수 있게 하는 ‘거울 뉴런’이 있다. 이를 통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고, 함께 기뻐할 수 있으며, 연대할 수 있다. 나와 전혀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발현되는 ‘거울 뉴런’은 인간 외에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좀처럼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반면, 공감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를 일컬어 ‘사이코패스’라고 정의한다.  

‘어쩔 수 없었다’는 수만 가지의 변명도 구차하게 읽힌다. 유시민 작가는 책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과거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 노동조합의 합법적 파업을 폭력으로 진압한 ‘창조컨설팅’이라는 업체에 일당 7만원을 받는 ‘88만원 세대’ 대학생들이 섞여 있었다는 것을 예로 들으며 “‘그것은 네 책임이 아니다’라고 용역 폭력에 가담한 대학생을 위로할 수 없다는 것, 그렇게 위로함으로써 그가 자신과 남에게 준 상처를 치유하거나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게 할 수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해두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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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비스 2019-04-24 04:29:11
패미들 뭐하냐.. 대상아 힘쎄고 고위층이면 쉬쉬하는 쫄보들이냐.. 정권만 까고 권력은 못 덤벼?

. 2019-04-24 01:42:04
길거리에 걸어 다녀도 죽고 집에 있어도 죽고 클럽에 가도 죽고 여자는 어딜 가든 표적이네
대체 대한민국 어디가 치안 좋은 나라냐.

코리 2019-04-23 17:59:45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죽지않는 사회에 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