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정화’ 파키라, 심리 안정에도 탁월?... “반려동물보다 반려식물”
‘미세먼지 정화’ 파키라, 심리 안정에도 탁월?... “반려동물보다 반려식물”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4.23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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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식물을 집 안에서 가꾸기 시작한 시기는 언제부터일까? 대다수 책은 17세기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지목한다. 베네치아가 물 위에 암반을 쌓아 건설된 도시인만큼 암반 틈이 벌어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외부 조경을 금지하면서 식물이 실내로 들어오게 됐기 때문이다. 또 당시 값비싼 보물로 여겨지던 유리가 널빤지 형태의 판유리로 제작되기 시작해 실내에 햇빛이 들어오게 된 것도 식물과의 동거에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온 식물은 훌륭한 인테리어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허전하게 느껴지는 실내 공간에 무게감을 더함은 물론 생기 가득한 분위기까지 연출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최근에는 공기오염과 미세먼지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식물의 공기정화 능력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농촌진흥청은 4년 동안 여러 종의 실내 식물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농진청은 “미세먼지를 공기 중으로 날려 세 시간 방치한 후 가라앉은 큰 입자는 빼고 초미세먼지(PM 2.5 )를 300㎍/㎥ 농도로 식물이 있는 밀폐된 방과 빈방에 각각 넣고 네 시간 동안 조사한 결과 식물이 있는 방에서 초미세먼지가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파키라와 백량금, 멕시코소철, 박쥐란, 율마가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났다”고 전했다.

4시간 동안 줄어든 초미세먼지 양은 파키라(155.8㎍/㎥ ), 백량금(142.0㎍/㎥ ), 멕시코소철(140.4㎍/㎥ ), 박쥐란(133.6㎍/㎥ ), 율마(111.5㎍/㎥ ) 순으로 많게 측정됐다. 농진청은 “초미세먼지 '나쁨'(55㎍/㎥ ) 기준으로 20㎡ 면적의 거실에 잎 면적 1㎡ 크기의 화분 3∼5개를 두면 네 시간 동안 초미세먼지를 2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식물이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를 지닌 것은 사실이나 효과가 미미하고 또 미세먼지를 잡아두는(잎사귀에 흡착 ) 효과에 불과하다”고 부정적 의견을 전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낫고 그 외에 식물이 주는 부가적인 장점이 크다”는 의견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식물의 녹색이 시각적 안정감을 선사한다고 강조한다. 뇌 활동의 85%가 시각에서 비롯하기 때문에 시각적 자극을 피하기 위해서는 눈을 감아야 하는데 녹색이 빛의 반사를 막아 눈을 감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원예 전문가 박중환씨는 책 『식물의 인문학』에서 “반사광이 아주 적은 짙은 녹색은 검은색에 가깝기 때문에 식물을 보고 있으면 시각적 자극과 뇌 활동이 줄면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피로감도 해소된다”며 “숲은 자연이 만든 안약”이라고 전한다.

또한 식물은 원예치료 효과를 낳기도 한다. 식물을 키우면 정서적인 안정을 얻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박중환씨는 “식물을 보고 만지면 힐링 효과를 주는 뇌파인 알파파가 증가한다”며 “물을 주고 다듬는 작은 동작은 정신신경 질환자나 근·골격 질환자의 보조 치료에도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한다. 이어 “원예치료는 적은 비용으로 언제든 가능하고 식물이 죽더라도 비교적 충격이 덜하다”며 “우울증까지 일으키는 애완동물 치료보다 효과적이다”라고 말한다.

면역력 증강 효과도 식물 가꾸기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손기철 건국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 교수가 유도선수 열 네명을 대상으로 비교실험을 진행했는데, 녹색 잎이 무성한 벽을 본 실험군(일곱 명 )과 흰 벽을 본 실험군(일곱 명 )을 얼음물에 발을 담그고 버티게 한 결과 식물을 보고 있던 실험군이 훨씬 오래 버티는 결과가 나타났다. 녹색 식물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주장이 입증된 것이다.

이외에도 식물의 자연색은 청량감을 전해 여름철 무더운 느낌을 줄여주는 효과를 선사하기도 한다. 도시에서는 경험하기 어렵지만, 여름철 큰 나무 아래 놓인 평상에서 녹색 잎 사이로 비치는 햇빛을 받으며 나무향기를 맡으면 순간 더위가 가시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면 집 안 일정 부분을 화초 공간으로 꾸며 나만의 정원을 만드는 것도 더위를 피하는 좋은 방법이다.

박중환씨는 “책상 한 켠의 작은 선인장 분화 하나가 일상의 여유를 주고 거실의 관음죽 분화 하나가 삶의 활력을 느끼게 한다”며 “실내 분식물은 녹색생명을 가진 가족”이라고 말한다. 이참에 가족 하나를 더 들여 심신의 안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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