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역대급 성공 이유는 따로 있다… ‘위로’를 소비하는 사회
방탄소년단 역대급 성공 이유는 따로 있다… ‘위로’를 소비하는 사회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4.16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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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K팝 역사가 새로 쓰인다. 16일 미국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이 12일 공개한 새 미니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가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발매한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와 지난해 9월 발매한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한 것은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가 최초였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미국에서만이 아니다. 이번 앨범은 영국 오피셜차트에서도 한국 가수 최초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1세기의 비틀즈라고 평가받는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적인 인기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이들의 가사에 담긴 ‘위로’에 주목한다.      

“Dear myself 넌 절대로 너의 온도를 잃지 마/따뜻히도 차갑게도 될 필요 없으니까/(중략)/I just wanna give you all the voices till I die(난 단지 죽을 때까지 내 모든 목소리들을 네게 주고 싶어)/I just wanna give you all the shoulders when you cry(난 단지 네가 울 때 내 모든 어깨를 빌려주고 싶어)” (Intro : Persona)

“때론 도망치게 해달라며 기도했어/But 너의 상처는 나의 상처/깨달았을 때 나 다짐했던 걸/니가 준 이카루스의 날개로/태양이 아닌 너에게로/Let me fly(날게 해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

“어두운 밤 외로워 마/별처럼 다 우린 빛나/사라지지 마/큰 존재니까/Let us shine(우릴 빛나게 놔둬)/(중략)/칠흑 같던 밤들 속/서로가 본 서로의 빛/같은 말을 하고 있었던 거야 우린” (소우주 )

“끝도 보이지 않던 영원의 밤/내게 아침을 선물한 건 너야/이제 그 손 내가 잡아도 될까” (Make it Right )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이번 앨범에 담긴 7곡 중 4곡의 테마는 다름 아닌 ‘위로’다. ‘Intro : Persona’에서는 어떤 일이 닥쳐와도 중심을 잃지 않고 슬퍼하는 팬들에게 어깨를 내어줄 것을 다짐한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에서는 성공을 이루게 해준 팬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소우주’에서는 ‘칠흑 같은 밤들’로 비유된 어두운 현실 속에서 꿈을 꾸는 팬들을 ‘별빛’이라고 부르며 응원한다. ‘Make it Right’에서는 ‘끝도 보이지 않던 영원의 밤’을 이겨내게 도와준 팬들을 이제 반대로 돕겠다고 말한다. 

이번 앨범만이 아니다. 대형 성공을 거둔 방탄소년단의 노래들은 유독 ‘위로’가 테마인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2016년 앨범 ‘WINGS’의 타이틀 곡 ‘피 땀 눈물’이 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컨셉을 차용한 뮤직비디오로 알려진 이 곡은 사회가 정해준 길을 가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데미안’과 그의 삶을 추구하려는 ‘싱클레어’, 그리고 “내 피 땀 눈물 내 마지막 춤을 다 가져가”라는 ‘피 땀 눈물’의 후렴구가 겹치며 꿈을 위해 외롭게 분투하는 이들과 마음을 함께 한다. 

같은 해 발매된 앨범 ‘화양연화’의 타이틀 곡 ‘불타오르네’는 “넌 뭔 수저길래, 수저 수저 거려 난 사람인데 (so what )”라고 불평등한 현실에 공감하는 전반부와 “겁 많은 자여 여기로, 괴로운 자여 여기로, 맨주먹을 들고 All night long” “애쓰지 좀 말어 져도 괜찮아” “싹 다 불태워라”라는 위로하는 후반부가 어우러진다.        

방탄소년단이 선택한 주제인 ‘위로’가 이렇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이는 ‘위로’의 메시지가 유행인 출판계와 맥을 같이 한다. 지난해 출판계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책 대부분이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예스24, 인터파크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였으며 『모든 순간이 너였다』, 『무례한 사람들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등 ‘위로’의 말을 담은 에세이도 대부분 종합 10위 안에 들었다.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책들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간돼 올해 1분기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 최상위권을 지켜왔던 혜민 스님의 에세이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은 4월에도 여전히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이다. 2016년에 출간된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와 지난해 4월 출간된 작가 하완의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역시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 상위권에서 빠지지 않는다. 

어쩌면 사람들은 방탄소년단과 책이 자신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야흐로 ‘위로’가 결핍인 사회, ‘위로’를 소비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무수한 상처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걸까. 돌아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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