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재기’의 ‘감동’ 가능할까?
세월호 참사와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재기’의 ‘감동’ 가능할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4.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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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염에 휩싸여 첨탑과 지붕이 붕괴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186년간 쌓아 올린 인류 유산이 1시간여 만에 무너져 내리면서 프랑스 국민을 비롯해 전 세계 많은 사람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15일(현지시각) 오전 6시 50분께 파리 구도심 센 강변의 시테섬에 위치한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쪽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솟구치기 시작했고, 그렇게 불은 빠르게 번져 한 시간 만에 나무와 납으로 만든 첨탑과 지붕을 무너뜨렸다. 긴급 투입된 소방인력 400여명이 사력을 다해 화재 진압에 나선 덕에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웅장함을 자랑했던 높이 96m의 첨탑은 끝내 성당 지붕과 함께 주저앉았고, 성당 내부 목조 구조물 역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보수공사를 위해 설치한 비계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될 뿐, 정확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159년 공사에 착수해 186년만인 1345년 완성된 모습을 드러낸 노트르담 성당은 연 1,400만명이 찾는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다. 이곳은 1804년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 중세부터 근대, 현대까지 프랑스 역사가 숨 쉬는 장소로, 1991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내부에는 값으로 따지기 어려운 예술작품이 가득해 진화과정에서 소방관들이 예술 작품과 유물 유실 방지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적인 소식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조세정책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 발표를 전격 취소하고 사고 현장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노트르담은 우리의 역사이자 문학, 정신의 일부이자 위대한 사건이 일어난 장소”라며 “국민과 함께 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위로와 지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노트르담 대성당은 인류 역사의 중요한 보물 중 하나다. 프랑스 국민의 안타까운 마음이 클 것”이라며 “함께 위로하며 복원해낼 것이다. 재건하는 과정에서 인류애는 더 성숙하게 발휘될 것”이라고 위로를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소실은 전 세계의 손실로 매우 안타깝다”며 “프랑스 정부가 지원을 요청해 오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노트르담 성당이 복구된다 해도 오랜 역사를 이어온 예전의 ‘그것’과 같지 않다”며 ‘지속성의 가치’에 무게를 뒀지만, 사실 이번 화재로 소실된 노트르담 성당의 첨탑 역시 19세기에 복원된 것이라는 점에서 복원을 통해 인류애를 공유하는 ‘나눔의 가치’를 중시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 유산을 잃었을 때 애도하는 것은 우리의 본성이다. 하지만 최대한 강하게 내일을 위해 재건하는 것도 우리의 본성이다”라고 프랑스 국민을 위로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는 늘 그래 왔듯, 프랑스 국민과 그들을 응원하는 전 세계인은 이번 역경을 함께 딛고 일어설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 점에서 15일 새벽 미국프로골프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쥔 타이거 우즈의 사례를 주목해볼 만하다. 골프천재로 메이저대회에서 15차례나 우승했지만 2009년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서 가정이 파탄 나고, 약물에 중독되는 등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골퍼로서 적지 않은 43세의 나이로 다시 메이저리그 정상에 우뚝 섰기 때문이다. 우승 후 딸과 아들과 포옹하며 “골프 황제로 컴백한 것보다 아들과 딸에게 떳떳한 가장으로 돌아온 것이 더욱 자랑스럽다”는 우즈의 말은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했다.

세월호 5주기를 맞아 전 국민적 추모 열기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소중한 가족을 잃어 가정이 깨지고 무너진 세월호 유가족에게 전하는 “말로 표현할 길 없는 큰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기 원한다”는 위로에 ‘다시 일어서자’는 염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비록 세월호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국민 분열을 낳은 면이 없지 않지만, 세월호 참사가 많은 이들의 대가 없는 헌신과 봉사를 이끌어 내고, 위로와 공감의 장을 마련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런 배경에서 세월호 유족 중 한명은 책 『그날이 우리의 창을 두르렸다』에서 “불신에 찬 상태로 국회에서 농성할 때 대구 지하철 참사 생존자 한 분이 다가와 당시 국가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이야기해줬다”며 “그분으로 인해 제 마음이 열렸다. 저런 아픔을 가지신 분들도 우리 곁에 있구나”라고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세월호 5주기다. 세월호를 가슴에 간직한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5년동안 변화가 많았다. 안전에 대한 자세가, 이웃을 걱정하고 함께 공감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적었다. 이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도, 한국의 아픈 기억인 세월호 침몰도, 재난을 대비하되 이미 일어난 참사에 대해서는 힘을 합쳐 함께 일어서는 ‘재기’의 값진 경험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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