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식 칼럼] 내 안의 창조성을 깨우는 법
[박흥식 칼럼] 내 안의 창조성을 깨우는 법
  • 박흥식 논설위원
  • 승인 2019.04.15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흥식 논설위원
前방송위원회 평가심의국장

[독서신문] 당신의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당신은 창조적입니까? 나이나 인생살이와 관계없이, 예술을 직업으로 삼든 취미나 꿈으로 여기든, 창조성을 일깨우려는 노력은 결코 늦었거나 이기적이거나 어리석은 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만약 창조적인 생활로 삶의 풍요로움을 추구한다면, 당신의 내부에 잠재하고 있는 그 창조성은 어떻게 일깨울 수 있을까요?

저는 줄리아 카메룬이 쓴 『아티스트 웨이』를 강력 추천 드립니다. 저자인 줄리아 카메룬의 직업은 작가 겸 연출가이고 창조성을 일깨우는 워크숍의 강사입니다. 그는 고통받는 아티스트에서 창조적인 아티스트로 변신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배운 교훈들을 들려줍니다.

그는 1978년 1월에 술을 끊었습니다. 그동안 글을 쓰는 데 술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술 없이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느새 술과 글을 스카치와 소다수처럼 묶어서 생각하기 시작했고, 점점 술 없이는 글을 쓰기가 두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창조력이 어딘가로 숨어버리기 전에 글을 쓰곤 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취중의 창조성-자신은 그것을 ‘발작적인 창조성’이라 부름-에 의존해서 글을 쓰고 그 덕분에 출세해서 파라마운트 영화사 근처에 자신의 사무실을 갖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10년 동안 글을 쓰면서 그가 배운 것은, 막연한 자신의 가능성에 기대어 허둥지둥 단숨에 글을 써 내려가면서 작품의 벽에 덤벼드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는 발작적 창조성에 의존해 글 쓰는 동안 문장의 가시덤불에 넘어졌고, 피를 흘렸습니다. 예전의 그 고통스런 방법을 계속 고집했다면 그는 지금도 고통스러워하며 일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맑은 정신으로 글 쓰는 방법을 익히든지, 아니면 글 쓰는 것을 아예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는 술을 끊었던 그 주에 맑은 정신으로 창조적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다시 얻었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자기 내면에 갇혀 있는 창조적인 힘이 마음껏 움직이도록 의식 속에 길을 터주는 것이었습니다.

창조성은 어떤 면에서 종교적인 것입니다. 또한 어쩌면 창조성은 피 같은 것입니다. 피가 우리의 몸 안에 흐르듯이, 창조성도 우리의 정신 속에 존재하며, 길을 만들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창조성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많은 아티스트들, 시인, 소설가. 극작가, 도예가 와 사진작가, 무용가, 영화배우, 감독, 그리고 예술적인 재능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나 좀 더 창조적인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봐 왔습니다. 그러는 동안 창조성이 막힌 화가가 그림을 다시 그리고, 낙담한 시인이 시를 읊고, 서툴고 잘 쓰지 못하던 작가가 원고지와 씨름하는 것을 보고 창조성을 믿게 됐습니다.

혹시 창조성이 내부에 있지 않고, 자신의 창조성에 회의가 드신다면, 이 책에 나오는 두 가지 도구,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는 일종의 인공호흡법으로써 당신을 구조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것들을 충실히 이행하고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창조성을 되살리는 첫 번째 도구는 모닝 페이지입니다. 모닝페이지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매일 아침 의식의 흐름을 3쪽 정도 적어가는 것입니다. “어휴, 또 아침이 시작됐군. 정말 쓸 말이 없다. 참, 커튼을 빨아야지. 그건 그렇고 어제 세탁물은 찾아왔나? 어쩌고저쩌고......”

잘못 쓴 모닝 페이지란 없습니다. 매일 아침 쓰는 이 두서없는 이야기는 세상에 내놓을 작품이 아닙니다. 일기나 작문도 아닙니다. 페이지라는 말은 생각나는 대로 페이지에서 페이지로 써 내려가며 움직이는 손동작을 뜻하는 단어일 뿐입니다. 모닝 페이지에는 어떤 내용이라도, 아주 사소하거나 바보 같고 엉뚱한 내용이라도 모두 적을 수 있습니다. 어떤 글이든 괜찮습니다. 어떤 것이든 그냥 매일 아침 세 쪽을 쓰는 게 중요합니다.

당신의 창조성을 발견하기 위한 두 번째 도구는 아티스트 데이트입니다. 아티스트 데이터란 무엇인가? 그것은 매주 두 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두고, 이 시간에는 당신의 창조적인 의식과 당신 내면의 아티스트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아티스트 데이트는 일종의 소풍 같은 것입니다. 즉 미리 계획을 세워 모든 침입자들을 막는 놀이 데이트의 형태를 띱니다.

이 데이트에는 특별한 공간이 필요하고 시간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있는 고물상에 가보기, 해변에 혼자가기, 옛날 영화보러가기, 수족관이나 미술관에 가기 등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아티스트 데이트는 대단히 생산적인 일입니다.

오랫동안 시골길 걷기, 일출이나 일몰을 보기 위해 혼자 해변에 가기, 낯선 교회나 성당에서 찬송가 듣기, 법당에서 암송되는 법구경 낭독이나 풍경소리 듣기, 이국적인 풍경이나 낯선 곳으로의 여행, 볼링이나 농구도 좋아 할 수 있습니다. 창조를 위해 우리는 내면의 샘에서 물을 긷습니다. 예술의 이미지로 샘을 채우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처럼 아티스트 테이트는 사치스런 여행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는 관심에 시간과 공간을 가지는 일입니다. 창조의 샘을 채우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이미지를 쫒는 일이 필요합니다. 예술과 창조는 관심 속에서 태어납니다. 일상의 경험이 곧 상상력의 원천이 됩니다.

우리의 삶이 그 자체로 예술작품이 될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창조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내 안의 창조성을 일깨우는 당신의 일상을 확인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