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페이스북·구글·애플의 공통점은?… 고문·코치·멘토보다 '현자'
[리뷰] 페이스북·구글·애플의 공통점은?… 고문·코치·멘토보다 '현자'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4.12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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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공유경제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에어비앤비'. 지난해에는 우버, 위워크와 함께 '데카콘'(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에 등극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현재 200여 개국에서 5억명(누적 사용자)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고 기업가치는 무려 34조에 이른다. 

1년에 수백퍼센트씩 성장하는 회사에서 28살의 젊은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마냥 행복하기만 했을까? 아니다. 작은 아파트에서 작게 시작했던 사업이 3,000명이 넘는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답답하고 두려운 감정과 마주해야 했다. 그때(2013년) 체스키는 부티크 호텔 업계의 대부 칩 콘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호스피탈리티'(환대)라는 주제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으나 그 만남은 협력으로 이어져, 콘리는 에어비앤비에서 '멘턴'(멘토+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2017년까지 에어비앤비의 성장을 주도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에어비앤비에는 있고 우버에는 없는 것'을 지적하며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앞길을 경고하고 조언을 전하는 노력한 안내자 '일터의 현자'를 강조한다.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구글의 루스 포랏,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의 스승 빌 캠벨 등 창업자보다 15살 이상 나이가 많지만 뛰어난 판단력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주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콘리는 IT 분야에는 문외한이었다. 때로는 자신 나이의 절반정도 되는 동료들에게 깜짝 놀랄만한 바보같은 질문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리더십과 협업, 소통에 관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베테랑이었다. 24년간 '주아 드 비브르'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부티크 호텔로 키워내면서 배운 진정성과 업무스킬, 인맥을 이 젊고 혁신적인 조직에 전파했다. 

일터의 현자는 정확히 어떤 사람을 말하는 걸까? 콘리는 현자를 고문, 코치, 멘토 등과 다른 개념으로 분류한다. 그는 "고문은 상당히 구체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전문지식을 제공하고 코치는 전술적인 지도력을 키우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멘토는 리더가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고 업무 방면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어 "멘토가 거울(거울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면 현자는 편집자"라며 "일터의 현자는 고문, 코치, 멘토가 될 수도 있지만 그들의 독특한 가치는 자기가 조언하는 이들의 마음속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수 있는 능력에 있다. 그들은 폭넓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이미 극복한 문제들을 학생이 겪을 때 그것을 쉽게 알아차리고 각각의 학생들을 독특한 존재로 만드는 특징과 문제점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리하자면 일터의 현자는 고문, 코치, 멘토 역할을 아우르면서도 리더의 마음을 읽어 적절하게 편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특히 현자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 대해 콘리는 "젊은 층은 점점 더 많은 힘을 손에 넣으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공식적인 지원이나 지도가 부족한 상태다. 우리 베이비붐 세대들은 숙성된 리더가 되기 위해 수십 년의 세월을 보냈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너무 빨리 권력을 갖기 때문에 리더십 기술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라도 빨리 익혀야 한다"며 "500명인 부서를 책임지던 매니저가 2,500명 관리직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하게 빠른 성장으로 인한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경험 많은 리더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에어비엔비 처럼)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라면, 노련한 리더십과 젊은 창업자가 결합돼야만 한다"고 말한다. 

어찌보면 뻔한 말일 수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 경험 많은 사람이 들어가 조언을 전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저자는 고문과 코치, 멘토와 현자를 구분하며 현자가 누구인지? 왜 필요한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다. 

『일터의 현자』
칩 콘리 지음 |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펴냄│324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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