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밤이 오히려 밝은 곳. 그렇다고 밤인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는 곳.”
이 소설의 배경은 대한민국 부(富)의 상징 ‘강남’이다. 작가의 상상 속 ‘강남’에는 상류층의 마약과 도박, 비리 경찰로 대표되는 부패한 공권력과 상류층의 돈을 위해 양심을 파는 이들이 등장한다.
소설은 ‘19금’이다. 경찰 조직 안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는 돈과, 그 돈으로 억대 도박을 벌이는 경위 ‘재명’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더러운 냄새가 나는 사회에 살인과 마약이 빠질 수 없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한 호텔에는 열 명의 남녀가 피로 뒤덮인 채 죽어있다. 기묘하게도 제각기 다른 사인, 그런데 남성들의 사인은 모두 필로폰 중독. 사건 현장에는 갓 스무 살이 넘은 연예인도 있다. 이어 주인공인 로펌 ‘Y’의 수석 변호사 ‘민규’가 등판한다. ‘민규’는 상류층이 저지르는 더러운 문제들을 돈 받고 덮어주는 소위 ‘설계자’다.
살인과 마약, 섹스로 이어지는 자극적인 사건들이 흡인력 있게 전개돼 독자는 숨 쉴 틈이 없다. 자극적인 사건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발생하는 범죄나 비리와 닮아 있어 그리 허황되게 보이지도 않는다. 반사회적 범죄의 원인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2017년 tvN 드라마 ‘아르곤’의 작가 주원규의 신작이다.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메이드 인 강남』
주원규 지음│네오픽션 펴냄│192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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