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기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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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06.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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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가 전하는 ‘기이한 이야기’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상실의 시대』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이후 5년 만에 발표한 단편집이다. 일본에서는 발매 하루 만에 아마존 재팬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서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발표한 4월 넷째 주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종합 11위, 소설부문 2위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저자의 인기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쿄 기담집』은 「우연한 여행자」,「하나레이 만」,「어디에서든 그것이 발견될 것 같은 장소에서」,「날마다 이동하는 신장처럼 생긴 돌」,「시나가와 원숭이」등 5편의 기담을 담고 있다. 5편의 기담들은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묘하면서도 우연으로 보아 넘기기 어려운 신비스러운 사건들을 절묘하게 그려낸 이야기들이다.

「우연한 여행자」에선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등장하여 ‘이상한 사건’에 대해 ‘어떤 것은 의미를 지닌 사건이어서 내 인생의 본연의 모습을 다소나마 바뀌게 했다. 또 어떤 일은 하잘것없는 자질구레한 사건이어서 그런 일 때문에 이렇다 할 만한 영향을 받은 적은 없었다-아마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겪은 두 가지 이야기를 말하는데, 하나는 자신이 즐겨 찾던 재즈클럽에서 그날따라 실망스러운 연주만 하던 재즈 피아니스트가 자신이 마음속으로 간절히 바라던 두 곡(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곡)을 연주해준 이야기고, 또 하나는 중고 레코드 가게어서 운 좋게 <10 to 4 at the 5 spot>이라는 옛날 lp를 발견하고 행복한 기분으로 가게를 나오는데, 젊은 남자가 시간을 물어봐서 손목시계를 보고 “4시 10분전이네요” 라고 대답했는데, 신기하게도 자신의 대답이 방금 산 lp이름과 똑같았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고난 후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상한 이야기에 대해서 말한다.
 
다섯 번째 기담인「시나가와 원숭이」는 이 책에 실린 다섯 편의 기담 중에서 가장 기이한 이야기다. 주인공 안도 미즈키는 일년 전부터 종종 자신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에 빠진다. 결국 걱정 끝에 종합병원에 가지만 의사로부터 별일 아니라고 외면당하고, 우연히 알게 된 구청의 ‘마음의 고민 상담실’에 찾아가게 된다. 일주일에 한번씩 상담실을 찾던 그녀는 10번째 면담에서 병의 원인을 찾게 되는데, 이는 말하는 원숭이가 고등학교 시절의 자신의 이름표와 마쓰나카 유코(한 학년 어린 후배)의 이름표를 훔쳐갔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미즈키는 원숭이를 통해서 자신의 진짜 병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병이 아닌, 안 좋은 감정을 억누르면서 방어적인 자세로 사는 것, 누구도 진지하게 사랑하지 못하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전하는 다섯 개의 기담은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오고가며 독자들이 실제로 주변에 있음직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게끔 한다. 이 책을 손에 든 독자들은 논리적인 잣대를 잊고 기이한 이야기 속으로 푹 빠지게 될 것이다.


 

독서신문 1403호 [2006.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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