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이어트 실패 후 '지름신 '강림… "당신 잘못만은 아니에요" 
[리뷰] 다이어트 실패 후 '지름신 '강림… "당신 잘못만은 아니에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4.05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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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내일부터 살 빼야지!"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 "다이어트는 원래 월요일부터 하는 거야" 

많은 사람이 다이어트를 시도하지만 대다수 사람은 음식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좌절한다. 실제로 체중 감량에 성공해, 그 상태를 오래 지속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간혹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목 받지만 이후 요요현상이 찾아왔다는 후문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만큼 다이어트는 성공하기 어려운, 실패하기 쉬운 과제로 자리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무슨 이유 때문에 다이어트 성공이 어려운 걸까?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심리학과 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자아 고갈'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기통제력이 필요하지만, 통제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통제력이 쉽게 고갈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7년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두 실험군에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A군에는 '동영상에 나타나는 글자를 무시하라"고 주문하고 B군에는 아무런 주문도 하지 않았다. 결과는 A군이 B군에 비해 혈당 수치가 크게 떨어졌다. "글자를 무시하세요"라는 주문이 인내력이라는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해 에너지 소모를 높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밤 9시가 넘어가면 에너지는 소진되고 인내력은 바닥을 드러낸다. 그리고 마침내 야식의 유혹에 무너진다"며 "밤이 깊어지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앞에 족발과 라면이 놓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말한다. 다이어트에 필요한 자제력은 쉽게 고갈되는 에너지 자원이며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난 밤 시간이 특히 취약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런 주장은 유난히 피곤한 어느 대낮에 고칼로리 음식에 손이 가는 상황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기업이 광고를 반복해서 내보내는 상황도 이런 '고갈 현상'과 연관된다. 해당 광고 제품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은 몰라도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잦은 광고 노출에 자제력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참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 인내를 거듭하던 사람도 에너지를 다 소모하는 때가 이르면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지름신'이 강림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와 관련해 '행동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대니얼 카너먼은 "사람이 살다 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옷을 입고 싶은 유혹에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돈이 없는 경우 그 유혹을 계속해서 참아야 하지만 인내의 상황이 수없이 반복되면, 유혹을 피하려는 결정을 하느라 뇌가 많은 수고를 하고, 수고가 반복되면 의지력은 점점 소진된다"며 "이런 상태가 자아 고갈"이라고 설명한다. 

특별히 빈곤층의 자아 고갈과 관련해 저자는 "가난하다고 어찌 자아가 고갈되지 않겠는가.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인내하고 또 인내하다가 이들은 결국 은행으로 달려가 돈을 빌리게 되고 사회에는 신용불량자들이 넘치게 된다. 그런데 이 문제를 개인 잘못으로만 치부해야 할까? 수많은 사람이 빚을 지고 파산하는 것은 끊임없이 소비를 권장하는 현대사회의 부추김 때문이다. 이를 온전히 개인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주장한다. 

경제 전문 기자인 저자는 인간의 심리와 경제를 엮어 '나의 심리' '타인의 심리' '인간 행동' '사회문제' 등을 다루며 "왜 첫사랑은 잊히지 않을까?" "왜 우리는 '호갱'이 되는가?" 등의 문제에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삶의 무기가 되는 쓸모 있는 경제학』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펴냄│264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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