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경제대국 대한민국, 행복하세요?... “문제는 돈이 아니에요”
G7 경제대국 대한민국, 행복하세요?... “문제는 돈이 아니에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3.2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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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지난 21일 전 세계 국가의 행복 순위를 나열한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과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정도 등을 측정해 산출한 한국 국민의 행복 점수는 54위였다. 세계 11위(2018년 GDP 기준 ) 경제대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이 그만큼 행복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최근 3년간 한국인의 행복도는 줄곧 50위권에 머물렀다. 한때 40위권까지 올랐던 기록을 감안한다 해도 국민 행복도는 중/후진국 수준을 맴돌고 있다. 올해 기대 수명(9위)과 1인당 국민소득(27위 ), 관용(40위 ) 부문에서는 중/상위권에 올랐으나 사회적 자유(144위 ), 부정부패(100위 ) 등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기회의 평등이 이뤄지지 않아 빈부 격차가 심하고 사회 청렴도가 높지 않다는 뜻이다. 이런 사회에서는 경제/사회적 약자에게 아무리 자유를 부여해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 출발점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은 ‘노력하면 좋은 날이 오겠거니’하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크게 일어난 대 국민적 공분은 박근혜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고, 그렇게 우리 사회는 진보하는 듯싶었지만 최근 버닝썬 사태 등 ‘권력유착’ 정황이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에게 허탈감을 선사하고 있다.

빈부 격차도 큰 문제다. 올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5030 클럽(인구 5,000만명, 1인당 GNI 3만 달러 이상 )’에 가입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서방국을 포함해 주요 7개국(G7 ) 반열에 들었지만, 대다수 국민은 해당 지표를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나는 여전히 가난하고 여유가 없는데 GNI(1인당 국민 소득 ) 3만 달러가 무슨 소용이냐. 결국 잘 사는 사람만 더 잘살게 됐다는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푸념이 터져 나온다.

실제로 최근 고용지표와 소득분배, 실업률은 최악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률은 9년 만에 하락세(66.6% )로 전환됐고 경제활동 참가율(63.1% )마저 떨어졌다. 반면 실업률은 3.8%로 2014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삶의 만족도도 높지 않다. 의학기술 발달로 기대수명은 늘고 있지만 아픈 기간을 제외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대여명(남은 수명)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 팍팍해진 경제 사정에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이 50%(통계청 자료 「2018 한국의 사회지표」 ) 밑으로 떨어졌고, 출산율 역시 0.98명(2018년 기준 )으로 하락해 가정당 평균 출산 수가 1명도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런데 과연 경제적 궁핍이 불행의 진짜 이유일까? 빈부격차가 커졌다고는 하나 절대 수치로 보면 국민 생활수준이 과거보다 향상된 것은 분명한데 우리는 과거보다 더 행복한가? 이에 많은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어떤 이는 “다 같이 못살았던 시기보다 더 불행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서은국 연세대학교 심리학 교수는 책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의 차이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가 아니다. 그럼에도 행복의 10% 관련된 조건을 얻기 위해 인생 90%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돈은 비타민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비타민 결핍은 몸에 여러 문제를 만들지만 적정량 이상의 섭취는 더 이상의 유익이 없다”며 “한국은 이제 돈이나 비타민 결핍에 시달리는 사회가 아니다. ‘그래도 더 필요해’라고 고집하는 것은 자기 삶에 큰 손실을 입히는 것이다. 많이 갖는 것이 행복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확보해야 했던 절대적 자원은 ‘사람’이다. 가장 강렬한 기쁨과 즐거움은 사람을 느끼는 것”이라며 “초고속 승진의 기쁨은 승진 자체가 아니라 승진이 가져다주는 사람들의 축하와 인정 때문이다. 어쩌다 지구에 혼자 남아 축하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승진이 기쁘긴커녕 눈물이 날 것이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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