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이부진 향한 긍정 여론의 의미... “손에는 잔향이 남는다”
‘프로포폴’ 이부진 향한 긍정 여론의 의미... “손에는 잔향이 남는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3.21 16: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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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을 상습 복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16년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이 사장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했다는 관계자 증언을 <뉴스타파>가 보도하면서다.

2016년 1월부터 약 1년간 해당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했던 A씨는 <뉴스타파>와 인터뷰에서 “이 사장이 한 달에 두 차례 병원을 찾아 프로포폴 200ml 가량을 투약하고 8~10시간 수면을 취했다. 수술하는 환자분들도 한 박스(200ml ) 이상 사용하신 적이 거의 없다”며 이 사장의 프로포폴 과다/상습 복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A씨는 “이부진 사장은 일반 환자들과 다른 대접을 받았다. 원장과 직거래하는 식으로 병원을 이용했다”며 “병원은 이부진 사장에 대한 기록을 환자 차트나 예약 기록에 남기지 않았고 (이 사장에게 사용한 ) 프로포폴 투여 용량을 맞추기 위해 다른 환자들에게 투여한 양을 허위로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에 병원 측은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고 이 사장 측은 보도 이튿날인 21일 “화상 봉합수술 후 생긴 흉터 치료와 눈꺼풀 처짐(안검하수 ) 방지 치료 목적으로 병원에 다닌 적은 있지만 보도에서처럼 불법 투약 사실은 없다”고 해명하면서 진실공방 구도가 형성됐다. 논란이 커지자 강남경찰서와 강남보건소는 21일 오후 2시 해당 병원에 대한 합동감식에 착수했다.

해당 소식에 온라인상에서는 이 사장을 두둔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보통 국민 정서상 재벌가의 일탈이나 비리 보도에는 실정법 처벌 이전에 여론재판의 매서움이 우선하기 마련이지만 이 사장에게는 다소 우호적인 시선이 비춰졌다. 누리꾼은 “이부진이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 조그만 병원을 찾았다? 차라리 집에서 맞았다고 하는 게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데” “설사 프로포폴을 맞았다 한들 저렇게 허술하게 했을까?” “밤늦게 원장도 없이 간호조무사한테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말은 참 신뢰하기가 어렵네” “‘뉴스타파’는 증거 하나 없이 제보자 진술만으로 이런 보도했다가 사실이 아니면 뒷감당을 어찌하려고” 등 이 사장을 두둔하는 댓글이 많았다.

이런 모습은 2013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으로 배우 이승연, 장미인애, 박시연 등에게 쏠렸던 거센 비난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그 배경에는 능력과 인성을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이 사장이 걸어온 삶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호텔신라 대표에 오른 이 사장은 2013년 2조2,970억원(순이익 108억원 )이었던 호텔신라 매출을 2018년 4조7,137억원(순이익1,103억원 )까지 끌어올리면서 능력을 갖춘 여성 사업가로 평가받고 있다.

타인을 배려하는 성품에도 호평이 쏠린다. 이 사장은 2011년 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신라호텔 레스토랑에서 출입을 거절당한 한복디자이너 이혜순씨에게 직접 찾아가 사과를 전했고, 2014년에는 신라호텔 본관으로 돌진해 4억원을 변제할 처지에 놓인 택시기사에게 변제책임을 면해주고 비서진에게 “필요시 택시 기사에게 치료비를 지급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신분에 걸맞는 행동 )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했던 당시 실무진을 만나 “면세점 사업 선정이 잘되면 여러분 덕이고 떨어지면 내 탓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하면서 긍정 여론에 힘을 보탰다. 이미지 관리를 위한 행동이었다는 지적도 일부 존재하지만, 갑질을 일삼는 여타의 재벌들과 구별된 모습인 것만은 분명했다.

아울러 이혼 소송 중인 이 사장을 향한 일부 동정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으로 자신의 경호원이었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과 결혼(1999년 )하면서 ‘정략결혼’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결혼 20여년 만에 이혼절차를 밟게 된 이 사장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유력인사에게 성 접대를 강요받다 숨진 것으로 알려진 고(故 ) 장자연씨가 생전에 임 전 고문과 35차례나 통화했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사장을 향한 동정여론은 더욱 힘을 얻는 모습이다.

기업관리 전문가 쑤린은 책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에서 “다른 사람에게 장미를 선물하면 당신의 손에는 잔향이 남는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나 자신을 도와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남을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베푼다면 타인의 눈에 당신은 지금보다 더 진실하고, 선하며, 마음 넓은 사람으로 비칠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당신 곁으로 모여들고, 타인의 신뢰와 진심이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을 향한 대중의 우호적 반응은 그간 이 사장이 행한 선행이 신뢰와 진심으로 다가온 모습으로 비춰지지만,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대중의 걱정이 적지 않다. <뉴스타파>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사장을 향한 실망이, 반대로 허위사실이라면 이 사장이 입었을 상처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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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화맘 2019-04-24 18:38:39
글이 정확해요

Psw 2019-03-21 18:04:38
요즘 보기드문 "믿음"을 주는 훌륭한 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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