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은 동물들을 위한 곳이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을 위한 곳이지.” 동생과 나 그리고 아빠, 엄마 온 가족이 동물원 구경을 하러 간다. 그런데 코끼리는 한쪽 벽에 코를 박고 있고, 호랑이는 담을 따라 어슬렁어슬렁 걷다가 돌아서서 다시 반대쪽으로 가기를 반복한다. 북극곰도 마찬가지. 꼭 바보처럼 하릴없이 왔다 갔다 하기만 한다. 오랑우탄은 웅크린 채 구석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아무리 고함을 지르고 유리문을 탕탕 두드려도 가만히 있다. 동물원에 다녀온 뒤 아이는 동물원의 동물들처럼 철창에 갇혀있는 꿈을 꾸게 된다. “동물들도 꿈을 꿀까?” 아이는 궁금하다. 조금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곳곳에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유머가 숨겨져 있어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그림책.
■ 동물원
앤서니 브라운 글·그림│장미란 옮김│논장 펴냄│32쪽│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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