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엇이 아름다운가” 美를 찾는 여정 『심미안 수업』
[리뷰] “무엇이 아름다운가” 美를 찾는 여정 『심미안 수업』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3.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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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누구나 한 번쯤 미술관에서 예술 작품을 보고 ‘이게 왜 아름다운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 작품이 가진 아름다움을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사진에서 미술, 음악, 건축,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아트워커’ 윤광준은 이 책에서 “기쁨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는 것”이라며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을 설명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한 말처럼, 아름다움을 살피는 눈인 심미안(審美眼)은 공부할수록 넓어진다. 많이 알면 알수록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윤광준은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의 경우, 웅장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보다 위대한 역사 유적지나 현대적인 건축물, 낯선 골목에서 마주한 성당, 길에서 듣던 악사의 연주, 미술관의 그림 등 인간의 손을 거친 것들이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윤광준은 그 이유를 인간이 자신만의 해석을 ‘가치’로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자연에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달리, 인간이 예술에 부여한 ‘가치’는, 받아들이는 사람을 통해 증폭되며 커진다. 감상자가 처한 맥락이나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다양한 해석을 하기 때문이다.  

즉, 한 사람이 부여한 ‘가치’에 타인의 해석이 덧붙여지며 또 다른 가치가 부여되기 때문에 아름다움이 확대돼 전달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차이를 알아보는 능력’도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또 다른 힘이다. 윤광준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1:1.618’의 황금비율을 찾아낸 이후, 인류는 더욱 아름다운 비례와 균형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파괴와 변형을 지향한 잭슨 폴록 같은 화가의 추상화 속에도 정연한 질서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며 “비율의 본질은 유지하되, 개선해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름다움이 얻어진다”라며 ‘차이를 알아보는 능력’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익숙한 거리에서 벗어나면 대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윤광준은 미술관에 전시된 변기에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이유에 대해 “미술관에 가면 일단 거리를 두고 대상을 바라보게 된다”며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필요한 ‘거리’가 확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집중의 효과가 크다”며 대상을 느끼기 위한 에너지가 모이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술에서 ‘원본의 아우라’를 중시하는 이유는 뭘까? 복제품은 많아도 원본은 하나다. 즉, 재탄생할 수 없는 유일무이함이 있다. 윤광준은 “사진이나 복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리얼리티가 감흥을 더해준다”라며 “원본에서 풍기는 압도감은 대체 불가”라고 표현했다. 

미술의 원본이 원작이라면, 음악에서의 원본은 현장성이다. 예를 들어 음악 스트리밍 사이트 ‘멜론’을 통해 듣는 음악보다는 직접 콘서트 현장에 가서 듣는 음악이 더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은 콘서트에서 듣는 음악은 한번 들리면 허공에서 사라져버리는 반복될 수 없는 것이기 재탄생할 수 없는 유일함으로 희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높이가 160m가 넘는 독일 울름 대성당,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등 사람들이 자주 찾는 유명 건축가들의 건축은 왜 대부분 거대할까? 거대한 건축물들은 한 도시의 상징이 되고 사람들의 기억을 지배한다. 윤광준은 “절대적인 크기만으로 느껴지는 미감이 있다”라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니 일독을 권한다. 

『심미안 수업』 
윤광준 지음|지와인 펴냄|288쪽|15,800원  

*해당 기사는 <공군> 2019년 2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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