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마트폰에 붙는다” 미세먼지 속 웰빙 비결은?… 국립중앙도서관 3월 사서추천도서
“TV·스마트폰에 붙는다” 미세먼지 속 웰빙 비결은?… 국립중앙도서관 3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3.08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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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3월 들어서 미세먼지 농도가 장기간 ‘매우 나쁨’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의 바깥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다. 길거리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달 미세먼지 농도는 정부가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래로 최악이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서 오염 확산에 영향을 미치는 풍속과 세정에 영향을 주는 강수일수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태가 이러니, 실내에서조차 안심할 수 없다. 공기청정기는 물론 가습기를 설치하고,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는 문틈을 문풍지로 막아놓는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세먼지가 보이지 않는 1급 발암물질인 이상 아무리 대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미세먼지로부터 몸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한 가지 팁을 소개하자면, 실내에서는 TV나 스마트폰을 보기보다는 책을 가까이하는 게 좋다. 책 『미세먼지 속 살아남기』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용주는 “정전기 때문에 TV 등 전기가 흐르는 전자제품이나 그 주위에 미세먼지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 시기에는 독서가 정신건강뿐만 아니라 신체건강을 지키는 수단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이라면,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권하는 3월의 책은 어떨까. 문학 분야, 인문예술 분야, 사회과학 분야, 자연과학 분야에서 각각 2권씩 추천했으니 골라잡아 보자.

■ 저마다의별을 찾아서 : 어린왕자 생텍쥐페리에 관한 인문학 여행    
윤혜진 지음│Qrious 펴냄│316쪽│15,800원

이 책은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생애와 작품의 탄생 배경을 통해 『어린 왕자』 속 문장과 대화에 숨겨진 의미를 쉽게 풀어 이야기한다. 프랑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자유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생텍쥐페리는 비행기 조종사가 돼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을 이룬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콘수엘로와 결혼했지만, 그가 쓴 책 속 어린 왕자와 장미처럼 너무 사랑함에도 거리를 두고 서로를 그리워했다. 저자가 들려주는 생텍쥐페리의 생애를 떠올리며 『어린 왕자』를 다시 읽으면 이 작품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왕자』의 원본 삽화와 생택쥐페리의 일상 사진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책 속 한 문장

“여러분도 어린 왕자와 함께 여러분의 샘을 찾아보세요. 어린 왕자가 우리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307쪽>

■ 당신이 남긴 증오    
앤지 토머스 지음│공민희 옮김│걷는나무 펴냄│460쪽│15,000원

열여섯의 흑인 소녀 스타는 갱단과 마약 밀매상이 많기로 유명한 동네 가든 하이츠에서 살지만 한 시간 거리의 사립학교에 다닌다. 조던 운동화와 시트콤을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어린 시절 소중한 친구의 죽음에 이어 절친한 친구 칼릴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칼릴은 가든 하이츠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마약과 총기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다. 백인 친구들이 대부분인 학교와 자신의 동네에서 이중적인 삶을 살며, 자신의 출신을 감추던 스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정체성을 깨닫는다. 현실과 맞서 싸울지 문제를 방관할지 고민하던 주인공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가족과 이웃의 응원으로 유일한 목격자이자, 칼릴의 친구로서 용기를 내서 사람들 앞에 선다. 스타의 이야기는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을 토대로 쓰였으며, 칼릴과 비슷하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냈다. 이 책은 미국 내 인종문제에 대해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며 학교에서 참고용 교재로 쓰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미국사회에서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과 스타와 그의 가족들을 통해 차별이라는 주제를 묘사하며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책 속 한 문장

“아빠는 내 이름이 스타인 건 내가 어둠을 밝히는 빛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난 지금 나 스스로의 어둠을 밝힐 빛이 필요하다.” <261쪽>

■ 내 사랑 모드
랜스 울러버 글·밥 브룩스 그림│박상현 옮김│남해의봄날 펴냄│192쪽│17,000원

『내 사랑 모드』는 캐나다의 민속화가로 유명한 모드 루이스의 생애를 최초로 담아낸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몸이 불편했던 모드는 남편 에버릿과 결혼 후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보낸다. 초라한 오두막집의 벽, 계단 등에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집안일에 쓰는 쓰레받기에도 귀여운 고양이를 그려놓는다. 이처럼 그녀가 남긴 사랑스러운 그림들을 통해 힘든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기쁨과 사랑을 그려낸 모드의 밝은 심성을 엿볼 수 있다. 
예쁘게 장식된 오두막집 문에 ‘그림 팝니다’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사람들에게 그림, 카드 등을 팔면서 모드의 그림은 점차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책에는 파랑새, 말 등의 동물과 시골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모드의 따뜻한 그림들이 더해져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모드의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난 2017년에 개봉한 영화 ‘내 사랑’에서 그녀의 삶을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감상하기를 바란다.

책 속 한 문장 

“나는 여기가 좋아요. 어차피 여행을 좋아하지도 않으니까요. 내 앞에 붓만 하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70쪽>

■ 단어의 사연들    
백우진 지음│웨일북 펴냄│264쪽│13,000원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방색’이라고 하면 카키색(황갈색)이나 짙은 녹갈색을 떠올린다. 일제강점기 때 군복색은 카키색이었고, 해방 후에는 짙은 녹갈색이어서 색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이다. 한편 코트디부아르나 적도기니 등 적도 근방 나라의 군복색은 짙은 청색이기 때문에 그 나라의 국방색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떠올리는 국방색과 다르다. 언어는 이처럼 환경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언어는 그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말에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이 어떻게 담겨 있으며, 그 생각이 소리로 어떻게 실렸는지 살펴본다. 즉, 단어가 가진 사연을 알려 주며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말과 다른 언어와의 비교는 우리말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숨 쉬듯 사용하고 있는 우리말 속에는 모두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말하며 쓸 때 각 단어가 품고 있는 사연과 세계를 함께 떠올린다면 우리 생활이 더 풍요롭고 아름다워질 수 있지 않을까?

책 속 한 문장

“말은 생각을 담고, 생각은 단어로 표현된다.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리말의 한계를 알아야 우리가 보는 세계의 한계를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말의 한계를 알아야 그 한계를 어떻게 확장할지 궁리하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10쪽>

■ 청년 흙밥 보고서     
변진경 지음│들녘 펴냄│312쪽│13,000원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부모님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년을 흙수저라 부른다. 그리고 이런 빈곤한 청년들이 먹는 밥을 ‘흙밥’이라고 말한다. 『청년 흙밥 보고서』는 <시사IN> 기자인 저자가 2008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흙밥’ 먹는 청년들에 관해 쓴 기사를 수정, 보완한 책이다. 청년들은 돈이 궁해지면 식비를 줄인다. 고정된 방세나 취업에 필요한 통신비, 사회생활비를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돌도 씹어 먹을 수 있는 나이’라며 자신의 젊음을 믿고 부실한 식사로 배고픔을 참는다. 하지만 흙밥은 서서히 건강을 망가뜨려 훗날 의료비 지출을 늘리고 돈을 더 벌기 힘든 상황을 만들 뿐이다. 즉, 지금 많은 청년들이 미래를 당겨쓰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흙밥 기사를 처음 쓴 10년 전과 비교해서 지금 청년들의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하나의 대안으로 ‘청년 수당’을 제시한다. 미취업 청년들에게 매달 50만원씩 지원해서 구직 활동을 촉진하는 정책인 것이다. 아직 이 정책의 시행에 대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에게 나라가 따뜻한 밥 한 끼 사주는 일이 곧 청년의 희망이 되고, 지금과 다른 10년 뒤를 꿈꾸는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 

책 속 한 문장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비빌 언덕이 없는 청년들은 ‘흙밥’을 너무도 익숙하고 당연하게 먹고 있다.” <309쪽>

■ 실력의 배신
박남기 지음│쌤앤파커스 펴냄│435쪽│20,000원

2019년 2월,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SKY 캐슬’은 소위 우리나라 엘리트 계층의 교육 입시를 소재로 삼았다. 저자는 ‘실력’을 규정할 수 있는 상류층이 교육 세습을 통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실력을 규정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교육 세습으로 이루어진 실력은 한 개인의 온전한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없으며 그에 따른 성공의 보상 또한 너무 크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저자는 풍부한 교육 경험과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실력과 대학 및 직업 배분의 연결고리는 유지하되, 직업과 보상 사이의 연결 고리를 줄이는 신실력주의 사회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교육 세습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절망하고 있는 우리에게 현재 자신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며 실력이 없어서 실패한 것이 아님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 속 한 문장

자기가 모은 재산은 실은 자기 것이 아니라 우연히 자기가 관리하게 된 것이라는 깨달음, 학교가 아이들을 이러한 깨달음 쪽으로 이끌어갈 때 실력주의 사회의 그림자는 옅어질 것이다. <90쪽>

■ 이명현의 과학책방 : 별처럼 시처럼, 과학을 읽다
이명현 지음│사월의책 펴냄│400쪽│17,000원

이 책은 천문학자 이명현이 과학서 50여 권을 정독하고 쓴 과학 서평에세이 모음집이다. 저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학교와 연구소를 은퇴하고 서평에세이를 쓰며 그 시기를 견뎠다. 저자와 과학을 연결해 준 서평에세이는 과학이 어렵고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소개된 책들 중 한두 권 정도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 “우주와 별과 지구의 아름다움”에서는 오로라, 우주, 외계 생명체에 대한 책을, 2부 “한국 과학자가 쓴 과학책”에서는 대중에게 친숙한 과학자의 책부터 진화심리학, 중력, 일기예보, 달력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3부 “과학자란 누구인가?”에서는 세계적이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과학이야기를, 4부 “세상의 온갖 궁금증”에서는 존재의 유무, 우주의 시작에 대한 책을, 5부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에서는 학자로서의 고민에 관한 책을 소개한다. 저자는 일반 독자가 읽기에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가령 우주 분야의 초보자에게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우주에 대한 열정과 지식 체계가 갖춰진 독자에게는 펠릭스 페라니의 『우주』를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과학책을 읽어 보고 싶은 독자, 또 과학책은 읽기 싫지만 어떤 과학책이 있는지 알고 싶은 독자에게 권한다.   

책 속 한 문장 

“어려웠고 외로웠던 시절 과학책을 읽고 서평에세이를 쓰면서 세상에 맞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했었다. 이 책은 그런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 같은 책이다.” <14쪽>      

■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  
송기원 지음│사이언스북스 펴냄│264쪽│15,000원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는 1990년에 시작되어 2003년에 완결된 인간 유전체 정보 해독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인류는 인간 유전체 30억 DNA 염기쌍의 서열을 밝힌 인간 게놈 지도를 손안에 넣는 데 성공했으며 그다음 단계인 포스트 게놈 시대를 열었다. 게놈 읽기(HGP-read)를 넘어 이제는 해독한 정보를 토대로 인간 유전체를 쓸 수 있는(HGP-write), 다시 말해 게놈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한 것이다. 윤리적 시비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와 무관하게 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합성 생물학’과 ‘유전자 가위’가 있다. 관련 전공자라도 내막을 상세히 알기 어려운 생명과학 기술의 최전선으로 이 책은 우리를 안내한다. 더불어 생명과학의 현주소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는 곧 '우리'의 생명과 삶에 직결되는 분야이며 그 논의의 과정에서 '우리'가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생명과학을 알아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 곁에는 다행히도 『송기원의 포스트 게놈 시대』가 있다.

책 속 한 문장

“생명과 관련된 과학과 기술은 우리 자신을 포함한 생명체를 대상으로 하므로 다른 어떤 과학 기술보다 그 파급 효과나 윤리적, 사회적 중요성이 크다. 그래서 과학자만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먹어서 안전한가?’ 이상의 질문을 던져야 할 필요가 있다. 나는 생명 과학 기술의 현주소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일반 시민들에게로 확산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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