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이덕일 “일본 극우파 제국주의 역사학 재등장 착잡하다”
[책 속 명문장] 이덕일 “일본 극우파 제국주의 역사학 재등장 착잡하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3.0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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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일본 극우파들은 자신들의 과거 침략 행위에 대한 반성의 마음이 없다. 전범 출신들은 사사카와 재단 같은 극우 재단을 만들어 ‘남경 대학살은 없었다’, ‘종군 위안부는 자발적이었다’, ‘독도는 일본 땅이다’ 같은 망언들을 학술의 이름으로 조직적으로 유포했다. 그리고 한국인 학자들과 대학원생들을 일본으로 불러들여 막대한 자금으로 친일 한국인 역사학자군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가야는 임나다’, ‘나주 반남 고분군은 5세기경 일본인들이 건너와서 만든 것이다’ 따위의 일제 패망과 함께 폐기됐던 제국주의 역사학이 한국 학계에 다시 등장한 배경이 일본 극우파들의 이런 의도적 행위의 결과임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는 한 세기 전처럼 이른바 정한론(征韓論)을 주창하는 일본 우익들을 다시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6쪽> 

일본 극우파의 재등장을 보는 심사는 착잡할 수밖에 없다. 일본 극우파는 가장 먼저 역사를 들고 나타난다. 19세기 일본군 참모본부가 ‘가야는 임나다’라고 주장하는 임나사에 대한 책을 발간해 한국 강점을 과거사의 복원이라는 논리로 강변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들이 압도적 무력과 식민사관이라는 두 무기를 들고 과거 한국을 점령했던 그림자가 언뜻언뜻 내비친다. 그래서 이 거대한 무력과 식민사관에 맞서 싸웠던 독립운동가들의 사상을 되새기는 것은 의미가 있다. 아울러 왜 조선은 멸망했는지에 대한 성찰도 함께 할 때 역사는 여전히 한 개인 및 한 사회를 각성시키는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8~9쪽>

안중근, 이회영, 신채호는 모두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항일투사들이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으로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대한국 의병 참모중장이다. 이회영은 삼한갑족 출신으로서 6형제 모두가 전 재산을 팔아 만주로 망명해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했던 인물이다. 이회영 일가는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형이라 할 만한데, 특히 이회영은 저명한 양반 출신으로서 아나키스트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신채호 역시 무과에 급제해 사간원 정언(正言)을 지낸 신성우의 손자로서 양반 출신이었다. 신채호는 특히 민족주의 역사가로 유명한데, 고조선·부여·고구려·발해를 강조하는 대륙사관을 갖고 있었다. (중략) 

이회영은 1932년 일제가 점령한 만주로 잠입해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하려다가 11월 13일 대련 수상경찰서에 체포돼 여순 감옥으로 옮겨졌다가 11월 17일 고문사했고, 신채호는 1928년 5월 동방아나연맹 사건으로 대만 기륭항에서 체포돼 대련 법정에서 10년 형을 선고받고 여순 감옥에서 투옥 중 1936년 2월 21일 순국했다. 세 사람은 여순 감옥에서 순국했다는 점 외에도 여러 공통점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첫째, 세 사람 모두 유교 가문에서 태어나 성장했지만 양반 사대부의 기득권을 버리고 신사조를 받아들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째,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방식으로 무장 독립투쟁을 우선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셋째, 동양 평화, 즉 세계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이론적 배경을 갖고 그를 주창했다는 점도 같다. 본고는 이런 세 가지 관점에서 세 사람의 독립운동 행적과 사상을 살펴볼 것이다. <227~228쪽>

『한국 독립전쟁사의 재조명』
이덕일 지음│만권당 펴냄│264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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