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습격’에 지하철 타라? 엇갈리는 정책 속 국민 숨통만 ‘먹통’
미세먼지 ‘습격’에 지하철 타라? 엇갈리는 정책 속 국민 숨통만 ‘먹통’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3.05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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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연일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미세먼지의 습격’이란 말이 과하지 않게 느껴진다. 미세먼지의 공세는 새 학기를 맞아 설레는 마음으로 대문을 나선 아이들에게도, 일터로 향하는 직장인에게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반갑지 않은 존재다.

지난 1일부터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에워싸면서 5일 연속 ‘미세먼지 저감조치’ 발령이라는 이변이 벌어졌다. 초미세먼지 농도 역시 이례적으로 세자릿수를 기록하며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4일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15㎍/㎥로 초미세먼지 측정을 시작한 2015년 이래 역대 두 번째(최고는 지난 1월 14일 129㎍/㎥ )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5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미세먼지에 환경부와 지자체별로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의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청과 구청 등 공공기관 주차장 441곳을 전면 폐쇄하면서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지하철 승강장의 미세먼지 수치가 실외보다 높은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4일 오전 11시 반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는 239μg/m³(실외 평균 151μg/m³ )였다. 지난 1일 수유역 승강장과 용산역 대합실의 수치는 200㎍/㎥을 넘어섰다. 환경부 관계자는 “외부에서 들어온 초미세먼지와 터널 등에서 날리는 초미세먼지가 더해져 높게 측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하철 역사가 미세먼지에 취약하지만 현재 코레일과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 승강장과 객차에는 공기정화장치가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미세먼지 측정기조차 서울역, 수유역, 용산역, 청담역 등 8개 역에만 설치돼 있다. 서울시는 올해 지하철 공기 질 개선 사업에 예산 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지만, 시설이 노후화된 잠실새내역(옛 신천역 ) 현대화(381억원 투입 ) 공사에 대부분의 비용이 들어가, 남은 금액으로는 1~8호선 각 역과 객차에 840여개의 공기 질 측정기(72억원 )를 설치하고, 터널 내 환기구를 개량(46억원)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역사 내 공기청정기 설치(역당 16개 ), 터널 내 자갈의 콘크리트화 작업 등에 필요한 예산을 신청했지만, 환경부와 서울시의회 반대로 상당한 금액이 삭감됐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하철 운영과 관련한 비용에는 국비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고, 서울시의회는 공기청정기 설치 효과가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고 국비 지원 사업에 한해 승인했던 것(172억원 )이라 국비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는 집행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터널 내 자갈을 콘크리트로 개량하는 사업(90억원 ), 터널 물청소를 위한 살수배관 설치(81억원 )도 같은 이유로 예산에 반영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환경부는 오는 7월부터 강화된 기준(미세먼지 150㎍/㎥→100㎍/㎥, 초미세먼지 50㎍/㎥ 신설 )을 적용해 역사 내 대기 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안에 따르면 해당 기준에 못 미칠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도시철도 관계자는 “2·3호선에는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신규 전동차 200량을 들여왔고 올해 추가로 100량을 들여올 예정이다. 또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전동차 환기구에 미세먼지 필터를 설치했을 때 50%가량 미세먼지가 차단되는 결과를 얻어, 오는 6월 말부터 시범사업(16억8,000만원 )을 시행할 예정”이라면서 “이런 개선장치 외에는 (환경부 기준에 충족할 )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에 승강장/전동차에 공기청정기 설치, 집진차량(터널 내 미세먼지 흡입 차량 ), 환기 설비 교체 등에 필요한 국비예산 300억원을 신청할 예정”이라면서도 “기재부가 지하철 운영에 필요한 비용에는 지원을 부정적으로 생각해 걱정”이라고 전했다.

환경부 창설 멤버인 신현국 환경공학 박사는 책 『환경 동네 이야기』에서 “‘환경은 돈을 들여도 당장 가시적 효과가 어렵다. 당장 급한 것은 시민의 경제 문제다. 다리를 놓고 공장을 유치하는 것은 현실이지만 환경은 내일의 문제다’라는 (어느 지방자치단체장의 ) 얘기는 (부정적으로 ) 곱씹어 볼 대목”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미세먼지는 더 이상 내일의 문제가 아닌 현재의 문제”라고 항변하는 국민을 두고 “돈이 없다” “실효성이 적다”고 소극적으로 임하는 관계기관의 태도는 국민에게 ‘잿빛’ 미세먼지보다 더한 답답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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