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운동·음식·성 상품화·리얼리티 쇼… "모든 것에 반대한다"
[책 속 명문장] 운동·음식·성 상품화·리얼리티 쇼… "모든 것에 반대한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3.04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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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당신은 운동으로 두 가지 시합에서 우세해진다. 하나는 장수이고 다른 하나는 섹스이다. 언젠가 죽으리라는 사실 앞에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은 스스로를 건강의 대리인으로 믿지만, 사실은 자신을 더 완벽한 환자로 만들고 있다. 성적 투쟁 앞에서도 긍정적 우위를 차지하려고 애쓰는데, 이것은 추가 경쟁이라는 자꾸만 멀어지는 지평선을 야기하게 된다. 결과는, 의식이 수치화되고 조절된 몸으로 범람한다는 것이나 끊임없는 생명 유지 때문에 삶에 대한 주의를 빼앗긴다는 것뿐만 아니라, 공적인 것에 대한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대지 않은 사적 영역과 함께 공개적으로 단체로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각의 상실이다. 그 상실로 인해 생물학적 삶이 좋건 나쁘건 간에 모든 장소와 우리가 가진 모든 것에서 늘 보이게 된다. <33쪽> 

행복은 막연한 지복이다. 밝고 사교적인 행복은 가족과 친구들의 안녕을 고려하는 반면, 일상적인 쾌락은 즉각적이고 개인적이다. "난 행복을 위해 살아"라고 한다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식사에서 남는 부스러기가 모두에게 보장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철학의 약점은 행복도 쾌락도 현실에 직접 접할 수 없다는 것이다. 행복의 추구는 발생해야 하는데, 발생 순간 자체를 보존하거나 음미할 수 없다. 쾌락이 고통처럼 즉각적인 감각으로만 존재한다면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120쪽> 

개인주의의 본질은 도덕적으로 유관한 불평등이다. 불평등의 오용은 능력보다는 부에, 재능보다는 출생에, 천재성보다는 전략적 위치 선정에, (당신만이 할 수 있는) 행동과 작업보다는 (누구에게나 속할 수 있는) 양도 가능한 돈에 근거할 때 발생한다. 이러한 왜곡은 개인주의자로 구성된 사회의 종말을 예고한다. 금전적 불평등은 모두를 다른 사람의 위나 아래에 위치 지어 지옥에서 달나라까지 뻗쳐 있는 일렬종대로 몰아넣는 단일 체제를 만든다. 이런 소위 개인주의자들은 달러라는 공통 기준을 통해 공동 관심사, 공동 욕구, 전혀 개인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들로 이끌릴 것이다. <247쪽> 

인터넷에서의 포르노의 성공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혼자서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은밀한 크기의 새로운 사적인 매체를 자위라는 혼자서 하는 은미한 활동에 쓸 수 있게 하므로써 흥분의 특별한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무릎에 올려놓은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고 딸깍거리면서 욕망의 대상 자체가 당신의 손에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지는 희한한 종류의 동형 이성이었다. 나체와 정사 장면을 찾고, 접근하고, 숨기고, 다시 찾아보기 쉬웠다. 이 모든 것 가운데 '섹스'가 기본적인 추상으로 보였다. '섹스'를 시청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마추어들이 있다는 데서 섹스만이 유일한 매력은 아니라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인터넷은 전문가들에 의해 완전히 정복당했을 것이다. 뭔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수백만 번의 조회 수를 올리며 유튜브가 말해주는 것은 우리가 아마추어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그냥 하는 일 없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다. 공연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그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싶어 한다. <290~291쪽> 

『모든 것에 반대한다』
마크 그리프 지음 | 기영인 옮김 | 은행나무 펴냄│420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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