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에게 듣는다]#14 성추행 피의자, 피해자와 합의한다고 사건 해결이 될까?
[변호사에게 듣는다]#14 성추행 피의자, 피해자와 합의한다고 사건 해결이 될까?
  • 박재현
  • 승인 2019.03.0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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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회 · 문화적 현상들이 사회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본 칼럼은 ‘책으로 세상을 비평하는’ 독서신문이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책에서 얻기 힘들었던 법률, 판례, 사례 등의 법률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달해 사회 · 문화적 소양 향상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성추행, 즉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해서 추행을 한 경우를 의미한다.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추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나이,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된다.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형법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제추행의 경우에는 행위 태양이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처벌의 범위가 폭넓게 규정되어 있다. 또한,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한 경우 즉, 준강제추행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 강제추행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어 강제추행이 문제된 경우에는 피해자와의 합의가 가장 중요하였다. 피의자는 처벌받지 않기 위해서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노력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에 따라 2013년경 형법 개정을 통하여 친고죄 규정이 모두 삭제되었고, 고소가 취소되어도 강제추행죄로 처벌이 가능하게 되었다. 

강제추행에 대해서 친고죄 규정이 삭제되었기 때문에 피의자는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피해자와 합의는 중요한 정상참작 사유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친고죄 규정이 삭제되었다고 할지라도 피해자와의 합의를 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므로 강제추행이 문제되는 경우, 피의자는 피해자와 합의를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간혹 피해자와의 합의에 과도한 집착을 보이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피해자와의 합의는 절대적인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단지 정상참작 사유 중 하나일 뿐이다. 피해자와 합의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강제추행은 더 이상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피의자는 여전히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기소가 된다면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더 나아가 합의를 하였다고 하여도 유죄판결이 선고되어 징역형, 벌금형 등을 받게 될 수 있고, 강제추행으로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가 등록되기도 한다. 죄질이 무거운 경우에는 신상정보가 공개될 수도 있다.

물론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피해자에게 피해에 대한 배상을 하는 것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 일이며, 중요한 정상참작 사유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지만 피해자와 합의가 모든 것을 없던 것으로 하여 무죄로 만들어 주거나 사건을 모두 해결해 주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므로, 실제 혐의를 다투고자 한다면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얻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사건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재현 더앤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경찰대학 법학과 졸업
-사법연수원 수료
-前 삼성그룹 변호사
-前 송파경찰서 법률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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