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 속에 비친 일본 도쿄 
[포토인북]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 속에 비친 일본 도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2.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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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이와오의 『란포와 도쿄: 1920년 도시의 얼굴』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문학 작품 속에는 인간상과 더불어 시대상이 담기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문학 작품은 현재와 다른 시대를 알아보는 좋은 자료가 된다. 이 책은 추리소설의 대가로 꼽히는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을 통해 1920년대 도쿄의 모습을 되짚어본다. 에도시대의 전통성을 버리고 근대 서구 메트로폴리스의 외양을 갖춰나가는 도쿄의 변화상을 알아본다. 

와세다의 문화주택. [사진제공=도서출판 케포이북스]
와세다의 문화주택. [사진제공=도서출판 케포이북스]

다이쇼 시기에는 일본 가옥 현관 옆에 서양식 방을 붙이는 것이 하나의 '문화'였다' 이런 서양식 공간은 때에 따라 응접실이 되거나 주인의 서재가 됐다. 그곳에서 당시 크게 유행했던 엔본(쇼와 초기에 유행한 정가가 한권에 1엔 규일인 전집) 전집과 등나무 덩굴로 만든 의자가 놓여있는 것이 상식이었다. 엔본 전집은 영어를 몇 글자 알고 있는 정도의 교양을 드러냈으며, 가볍고 튼튼한 등나무 의자는 행동성이 풍부한 샐러리맨의 합리정신을 충족시켜줬다. 

후카가와·스사키유곽 건물.
후카가와·스사키유곽 건물. [사진제공=도서출판 케포이북스]

길가에 접한 건물 전면에는 작은 모자이크 타일이 붙여져 있고 창기(娼妓)가 얼굴을 내미는 2층 난간 손잡이는 정교한 디자인으로 장식돼 있다. 1920년대 문학에서는 성을 사고파는 홍등가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았다. 하지만 란포는 홍등가에서의 남녀관계를 소설의 소재로 거의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성이 사회적 요구와 충돌하는 지점에 더 흥미를 가졌다. 그래서 란포는 주로 아내의 간통을 소재로 삼았다. 그 당시 남편의 간통은 범죄가 아니었으나 아내의 간통은 반질서 그 자체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아사쿠사 6구 번화가에서 본 료운카쿠. 
아사쿠사 6구 번화가에서 본 료운카쿠. [사진제공=도서출판 케포이북스]

메이지 16년(1883)에 사진가 에자키는 유람지로 번성한 아사쿠사를 바라보며 12층짜리 료운카쿠 건설 기획을 떠올리고 토목건축에 능한 영국 출생의 버튼에게 설계를 부탁한다. 당시 12층짜리 건물은 굉장히 이례적인 구상이었다. 8층까지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됐는데, 당시 사람들은 불과 1분 만에 8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속도와 긴장감에 중독돼 위험하는 경찰의 제지에도 기꺼이 8전을 내고 탑에 올랐다. 

나카노 형무소 십자형 건물 내부. [사진제공=도서출판 케포이북스]
나카노 형무소 십자형 건물 내부. [사진제공=도서출판 케포이북스]

패전 이전에는 도요다마 감옥으로 불려, 고바야시 다키지, 하니야 유타카, 미키 기요시, 가와카미 하지메와 같은 자유주의자나 반절 활동가가 다수 투옥됐다. 수용인원은 1,200명으로 감시 편의성을 위해 십자형태로 만들어졌다. 독방은 폭 1m 반. 길이는 3m 반으로 돼 있었고 창가에 변기와 싱크대가 있었다. 당시로서는 최신식 정화조로 이루어진 수세식 변기가 설치됐었다. 

『란포와 도쿄: 1920년 도시의 얼굴』 
마쓰야마 이와오 지음 | 김지선·한태준·김은실·김경옥 옮김 | 케포이북스 펴냄|277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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