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악마가 있나요?” 영화 ‘사바하’에 담긴 상징적 의미… 緣起
“당신에게도 악마가 있나요?” 영화 ‘사바하’에 담긴 상징적 의미… 緣起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2.24 09: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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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바하' 포스터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이 기사의 일부가 작품의 스포일러일 수 있습니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장재현 감독, 이정재 주연의 영화 ‘사바하’가 개봉 직후 4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공포감만을 자극하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가 인상 깊다는 평이다.   

영화 초반부 시퀀스부터 무당의 굿을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마치 황정민 주연의 영화 ‘곡성’과 비슷한 듯하지만, 다루는 주제는 ‘곡성’보다 조금 더 깊다. ‘곡성’이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하는 그 ‘모호함’에 집중했다면, ‘사바하’는 그 ‘모호함’의 이유를 명확히 제시한다. 불교적 해석을 통해서다.   

‘사바하’에서 목사 이정재는 사이비 종교를 취재하고 고발해 사회를 밝히는 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교계와 기독교계에서 돈을 뜯어내기 위함이다. 누군가에게는 선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악한 모습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 이정재가 쫓는 사이비 종교는 신도들에게 안식처를 마련해주고 악을 척결해 세상을 깨끗하게 만드는 듯 보이지만, 신도들이 따르는 지도자는 자신의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한다.         

‘선은 악이 되고, 악은 선이 된다.’ 영화 ‘사바하’를 꿰뚫는 중심 주제가 여기 있다. 감독의 말처럼 불교적인 색채가 강하게 담긴 이 작품은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며, 항상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불교의 근본 교리인 연기(緣起)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영화는 여기서 또 한 번 더 깊게 들어가 연기(緣起)의 원인을 해석한다. 장재현 감독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집착을 악이라고 규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중략 ) 한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얼마나 비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더 봐야 할 듯싶어요. 그 비극적인 상황을 우리는 악이라고 대부분 부르는 것 같고. 실제로 히틀러도 시작은 상당히 선의 영역에서 출발했잖아요”라고 말했다. 즉, 욕망과 집착이 선을 악으로 변질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로마카톨릭교회에서도 선한 자가 악한 자로 변하는 이유에 대해 비슷한 해석을 한다. 내달 6일 출간될 프란치스코 교황이 쓴 책 『악마는 존재한다』에서 교황은 “악마와 모든 마귀는 하느님께서 본래 선하게 창조하셨지만 그들 스스로 악하게 됐다”는 『가톨릭교회 교리서』 내용을 언급하며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선택이 지닌 돌이킬 수 없는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며, 항상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편, 영화가 던지는 화두가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 현실에서도 이러한 연기(緣起)를 느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처음에는 선했지만, 나중에는 악한 이미지가 돼가는 정치인들 이야기다. 굳이 박근혜 정권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이명박 정권의 언론 탄압이나 사찰까지 갈 것도 없다. 집권 3년 차, 적폐청산을 내세우는 자칭 ‘깨끗한’ 정부에서 블랙리스트 이야기가 나온다. 대통령을 낸 집권 여당에서도 ‘투기’ 의혹이 나왔다. 바야흐로 선과 악이 모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악마는 존재한다』에서 악마의 전술에 대해 “네가 타성에 젖어 경계가 약해지고 너 스스로 안전하다고 느낄 때 나(악마)는 돌아올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금이야말로 타성에 젖지 않고, 다시 경계심을 바짝 차려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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