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우리는 이를 세계 모든 나라에 알려 인류가 모두 평등하다는 큰 뜻을 분명히 하고, 우리 후손이 민족 스스로 살아갈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할 것이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문 대통령이 독립선언서의 첫 문단을 읽는 모습이 공개됐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한완상, 이하 위원회 )가 진행하는 ‘낭독하라 1919!’ 캠페인에 참여한 것이다.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낭독하라 1919!’ 캠페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캠페인 참여 영상들은 내달 1일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공개된다.
일각에서는 이 캠페인 덕에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뿐만 아니라 ‘낭독’이라는 문화가 널리 퍼지고 있다는 것에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낭독’이 단순히 글을 소리 내어 읽는 행위가 아니라, 각종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는 문화라고 입을 모은다.
독서전문가 진가록은 그의 책 『낭독 독서법』에서 낭독의 정신적 효용에 주목했다. 그는 “낭독 독서법은 단순히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아니다”며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인식하는 것이고, 자신의 생각을 다지는 것이다. 반복해 글을 읽는 과정을 통해 잠들어 있던 당신의 거대한 영혼을 깨우는 것이다. 그 와중에 얻게 될 자신감과 치유, 건강과 행복은 당신에게 주어질 소소한 덤”이라고 말했다. 저자에 따르면, 낭독을 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귀로 듣고 한 번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한 글을 소리 내어 읽는 행위는 명상과 비슷한 효과가 있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문학다방 봄봄’의 낭독모임 ‘북코러스’의 운영자 김보경 작가는 낭독의 기능적 효용에 주목했다. 그는 책 『낭독은 입문학이다』의 서문에서 “낭독은 인문학자, 문학인, 평생 독서인, 교양인이 되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라며 “떠벌떠벌 낭독하면서 사는 즐거운 인생, 이 험난한 세상에 우리가 택할 가장 편리한 행복”이라고 설명했다. 저자에 따르면, 낭독은 느린 독서 방법이지만, 이를 통해 문장의 의미와 은유들을 몸에 새길 수 있다. 또한 묵독을 할 때와 달리 낭독 시에 듣기 관련 기능 영역과 운동 관련 기능 영역이 활성화되고 기억력이 20% 활성화되는 등 낭독은 뇌를 평소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게 한다.
만약 자녀가 있다면 자녀와 함께 책을 낭독해보는 것도 좋겠다. 낭독의 자녀교육 효과에 대해 주목한 책들이 많다. 그중 독서법 전문가 서상훈의 책 『고전 낭독하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에 따르면, 『논어』와 『맹자』, 『대학』, 『중용』, 『명심보감』 같은 고전 낭독을 자녀와 함께 하면 가정이 평안해지고 인생을 사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김경태 작가가 『어린이 낭독 스피치』에서 설명한 것처럼 낭독은 자녀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다,
아직 어떤 책을 낭독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10여 년 동안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 작가 ‘빨간솜사탕’의 책 『낭독의 즐거움』을 권한다. “나는 도무지 자유스럽지 못하다. 다만, 나는 없는 듯 있는 하루살이처럼 허공에 부유하는 한점에 지나지 않는다.(윤동주 시인의 산문 「별똥 떨어진 데」 중에서 )” 저자는 이상, 이효석, 현진건, 김유정 등 유명 작가의 작품에서 소리 내어 읽기 좋은 글을 가려 뽑아 개인적인 감상 및 작가의 삶과 함께 소개한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EBS라디오 ‘북카페’의 ‘책 읽어주는 국회의원’ 코너에 격주로 출연하며 낭독한 책 내용과 진행자와의 대화를 갈무리 한 『유은혜의 낭독』도 추천한다. 존엄, 변화, 행복 등 25개 키워드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