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계층이동 단절’ ‘젠더 갈등’ ‘양극화’… 막힌 사회에서 비상구를 찾는다
[책 속 명문장] ‘계층이동 단절’ ‘젠더 갈등’ ‘양극화’… 막힌 사회에서 비상구를 찾는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2.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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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살림살이에 벽은 있어야 한다. 벽이 없으면 안 된다. 벽이 있어야 방이 생기는 것이다. 방이 있어야 나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나의 공간, 벽으로 만든 공간은 소중하다. 방은 삶의 필수 공간으로 휴식과 재충전, 안락과 사랑의 쉼터인 것이다. (중략)
한국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들은 벌써 ‘방’들을 만들어뒀다. 분절의 저편에서, 단절의 저편에서, 갈등의 저편에서, 대립의 저편에서, 차별의 저편에서 자기들만을 위한 공간, 자기들끼리만 어울려 노닐 수 있는 공간을 갖춰놓았다. 유유상종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유구한 세월 동안 ‘사람됨이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 어울려 지내기를 좋아한다’는 뜻으로 통용됐다. 하지만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그것은 분절과 단절을 내포하는 말로 변하고 말았다. (중략) 이제 그 말은 ‘같은 계층끼리, 같은 계급끼리, 같은 신세끼리 논다’는 뜻으로 굳어지고 있다. <13쪽>

2000년대 들어 한국 사회에서는 불평등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시민적 자각을 통해 인격적 존엄에 대한 의식도 높아지면서 사회적으로 무시를 받거나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반감이 높아져 왔고, 부유층의 특권의식이 외적으로 표출되고 그에 대한 집단적 반발이 제기되는 경우도 늘어나면서 사회적으로 빈부갈등, 계층 간 갈등의 가능성도 높아져 왔다. 이러한 갈등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비중이 높은 청년층에서 기득권층으로 인지하는 장년세대에 대해 느끼는 반감이 표출돼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139쪽>

우리가 이해하고자 하는 젠더갈등이란 사회를 살아가는 일상인의 삶을 구성하는 촘촘한 망 속에서 젠더라는 사회적 범주가 작동해 일어나는 갈등을 말한다. 젠더로 인한 갈등 혹은 젠더를 매개로 한 사회 갈등이 곧 젠더갈등이며, 이는 다양한 장면, 다양한 사회관계 속에서 다층적인 방식으로 드러난다. 젠더갈등이 남성과 여성이 같은 선상에서 벌이는 제로섬 게임으로서의 맞대결 같은 것이 결코 아님을 다시 한번 유념할 필요가 있다. <291쪽>

『막힌 사회와 그 비상구들』
강원택 외 6명 지음│아시아 펴냄│36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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