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독신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걸까?
[리뷰] 독신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은걸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2.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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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혼자 살아도 괜찮다"며 '비혼'을 권하는 사회다. 극도의 효율성을 강조하며 희생과 섬김이 필요한 많은 것에 '거부권'을 행사하라고 부추기는 사회이기도 하다. 비단 결혼이 아니어도 피로도 높은 인간관계를 과감히 끊어버리고 혼자가 되라고 말하는 우리 사회는 정상일까? 

저자는 "혼자를 권하는 현대 개인이 고독을 자각하고 경험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면서 "대부분의 혼자는 사실 괜찮지 않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고독은 톨스토이의 저서 『이반 뇌제의 죽음』에 나오는 육체적 고통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서 비롯되는 존재론적인 고독이 아니다. 오히려 타인에게 거부당한다는 생각으로 비탄에 잠겨 있지만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절망에 휩싸인 사람의 고독에 가깝다. 

그러면서 저자는 '고독은 운명적인 불행인가? 고독을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는 사람이 따로 있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 고독감을 호소하는 프랑스인의 비율은 2010년(400만명)에 비해 480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6년에는 550만명으로 증가했는데 그 원인을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층 진입과 그들의 노후 대처 어려움에서 찾았다. 개인별 차이보다는 사회적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결국 고독을 느끼는 사람이 꼭 따로있지 않다는 것이다. 

젊은층의 고독감도 무시못할 수준인데, 저자는 "예전 공간에서는 얼굴만 아는 사이어도 서로 이름을 알고 지냈고 그래서 고립으로 인한 고독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차장이 반 이상인 교외의 거대 상업복합 지구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옛 관습은 뿌리 뽑힌 지 오래고, 사람들은 서로 알아봐도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간다. 지역사회에 속해 예의를 지키며 함께 살아간다는 미덕은 사라졌다"고 말한다. 거주환경이나 기술의 발전 등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또 고학력, 지위가 높은 여성이 고독한 이유에 대해서는 "성공한 남성들, 야망있는 남성들은 자신보다 야망이 적은 여성들과 데이트를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그들이 '여성들은 멍청해야 한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우선순위에 맞춰줄 수 있는 '우선순위에 대한 감이 있는 여성'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어 "고학력 여성들은 대개 자신보다 학력이 낮은 남성들과 결혼할 수밖에 없다"며 "그들은 자신을 경제적으로 뒷받침해줄 수 있는 남성보다, 자신의 경력을 지지해줄 수 있는 남성을 고른다"는 의견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독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서 "고독의 해결책은 관계의 양이 아닌 질에 달려 있다. 타인과의 관계는 그것이 유의미하고 양쪽 모두에게 만족감을 줄 때만 풍요로워질 수 있는 것"이라며 "만족스러운 관계란 타인을 알아가는 일, 그리고 배려와 존중으로 그에게 다가가는 노력 끝에 얻어질 것"이라고 충고한다.  

조금은 뻔한 결말이지만, 사실 세상을 움직이는 주요 가치의 본질이 지닌 단순함에 비쳐볼 때 어쩌면 당연한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고독의 양면성을 비쳐주는 책이다. 

『혼자를 권하는 사회』
모니크 드 케르마덱 지음 | 김진주 옮김 | 생각의길 펴냄│256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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