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욕설’ ‘류지혜 낙태’ ‘버닝썬 마약’… 어지러운 세상, ‘인기검색어’도 한몫
‘이명희 욕설’ ‘류지혜 낙태’ ‘버닝썬 마약’… 어지러운 세상, ‘인기검색어’도 한몫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2.1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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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성폭행, 마약, 음주운전, 갑질…. 어제는 욕설에 갑질이더니, 오늘은 낙태 관련 사건이 1위다. ‘네이버’ ‘다음’ 등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의 오염도가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인기검색어 순위에서 오르내리는 유해한 정보들이 청소년들에게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우려한다. 

18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인기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한 단어는 ‘이명희’였다. 검색어를 클릭하면 나오는 관련 기사들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불법으로 고용한 필리핀 가사도우미에게 2015년 초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는 내용. 18일 JTBC가 보도한 내용을 토대로 한 기사들은 이 전 이사장이 가사 도우미를 상대로 한 폭언과 갑질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다.     

19일 오전 두 포털사이트의 인기검색어 1위와 2위는 류지혜와 이영호가 장악했다. 인터넷 방송인 류지혜가 전직 프로게이머 이영호와 연애 중에 낙태 수술을 했다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이 기사화됐다. 이후 이영호가 류지혜의 낙태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가 논란의 쟁점이 됐고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지난 12일에는 배우 김병옥이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된 사실이, 지난 10일에는 배우 안재욱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사실이 두 포털의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 1위에 올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연예인 음주 정보를 흡수했다. 

지난달 말부터 현재진행형인 강남 클럽 ‘버닝썬’ 논란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한 클럽에서 성추행 및 성폭행, 마약 투여가 이뤄졌고, 이러한 부정에 공권력이 개입됐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장기간 이슈가 되고 있다. ‘버닝썬 마약’ ‘버닝썬 성폭행’ 등의 단어를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문제는 두 포털사이트 최전면에 배치된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를 누구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르내리는 유해정보가 특히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은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논문 「청소년의 온라인 유해정보 노출과 온라인 일탈행동에 미치는 요인」에서 “청소년은 또래의 관계를 유지, 개선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해정보를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의 유해정보 접촉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소년이 유해정보 피해자인 동시에 유해정보에 참여, 공유, 생산하는 가해자가 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논문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유해정보에 노출된 청소년들은 온라인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탈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다양한 유해정보 중 청소년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보는 사회의 도덕적 가치와 법, 규칙에 반하는 ‘가치 위반 정보’였다. 근래 각 포털의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오른 유해정보들이 전부 ‘가치 위반 정보’인 것을 고려하면, 김 교수가 논문에 쓴 것처럼 엄정한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청소년을 유해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이용 제한보다 콘텐츠에 대한 규제 및 교육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하며 “유해정보에 대한 노출 및 유포, 공유가 청소년 사이에 이른바 ‘멋진’ 행위로 비치는 인식을 바로잡는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문 「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문화배양효과 연구」의 저자 배상률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포털 실시간 인기검색어 순위 등으로 인해 과거보다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며 “이로 인해 청소년들이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배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 위주이기 때문에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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