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덮인 금요일의 선물, 박효신 ‘눈의 꽃’·영화 ‘러브레터’...
눈 덮인 금요일의 선물, 박효신 ‘눈의 꽃’·영화 ‘러브레터’...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2.15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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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밤사이 행여 자는 이들을 깨울까 살금살금 내린 눈이 온 세상을 소복이 뒤덮었다. 유독 눈에 야박했던 이번 겨울, 오랜만에 찾아온 ‘눈’ 손님에 많은 이들이 반가움을 표시하고 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 손을 붙잡고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아이는 “펄펄 ~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라는 시의적절한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들뜬 마음을 내비친다. 출근길 교통난, 제설 걱정 등 눈을 맞는 기쁨보다는 걱정거리가 더 많은 어른도 눈에 얽힌 옛 기억을 회상하면서 추억 속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기도 한다.

오랜만에 찾아온 눈 손님. 손님을 치르는 건 언제나 약간의 부담과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설렘과 반가움의 기쁨을 빼놓을 수 없다. 눈 손님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는 소소한 방법을 소개한다.

음악&산책

눈 오는 날은 삭막한 삶 속에서 존재감이 흐릿해졌던 감수성을 다시 샘솟게 하면서 마음에 잔잔한 파문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괜스레 홀로 눈 오는 거리를 걷고픈 마음도 들고, 그러다 어느 예쁜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커피의 온기를 느끼며 창밖 풍경을 감상하고 싶게도 한다. 이때 말랑말랑해진 마음에 감상을 더할 좋은 도구가 음악이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눈 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은 박효신의 ‘눈의 꽃’이다. “끝없이 내리는 새하얀 눈꽃/혹시 그대 있는 곳 어딘지 알았다면 겨울밤 별이 돼 그대를 비췄을 텐데”라며 옛 연인을 그리는 노랫말은 지나간 사랑이 남긴 복잡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이 외에도 가수 에일리는 노래 ‘첫눈처럼 너에게 간다’에서 “고운 꽃이 피고 진 이곳 다시는 없을 너라는 계절/언젠가 만날 우리 가장 행복할 그 날 첫눈처럼 내가 가겠다”라고 노래했고, SG워너비는 “첫눈이 내리던 날 그대 손을 꼭 잡고 사뿐히 앉은 이 눈을 밟고 걸었죠”라고 옛 연인을 추억했다.

사실 눈에 관한 노래 대부분이 이별을 노래한다. 아마 눈이라는 존재가 옛 연인과의 추억을 떠올리는 매개체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 분명 존재했지만 흔적 없이 사라지는 모습이 지금은 곁에 없는 옛 연인과 닮았기 때문인 듯도 하다. 그래서인지 가수 10cm는 “지나간 마음은 지나간 그대로/그대와 나만의 아름다웠던 그 나날들이 나는 두려워져 녹아 없어질까 난 무서워”라고 노래했고, 윤건은 ‘홍대 앞에 눈이 내리면’에서 “여기 홍대 앞에서 거리의 불빛보다 더 많은 눈이/음악처럼 내리면 네게 전화를 걸 거야/지금 눈이 온다고 사랑하고 싶다고/너의 우산속에서 입 맞출 거야”라고 그리움을 전했다.

영화&책

눈 오는 날, 맛있는 먹거리를 앞에 두고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큰 품을 들이지 않고 낭만을 즐기는 방법이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나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으로 겨울 정취를 물씬 느껴보는 것도 좋고, 눈처럼 순수한 감동을 원한다면 겨울 고전 영화로 꼽히는 ‘러브레터’(1995)도 제격이다. 영화는 중학교 동창인 주인공의 사랑, 이별, 그리움을 담고 있는데, 주인공 남녀가 눈밭에서 뒹굴며 사랑을 나누는 장면과 산악등반 중 조난사고로 숨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여주인공이 눈 덮인 산에서 “오갱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잘 지내고 있나요? 전 잘 지내요)라는 명대사는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1999년 국내 최초 개봉 이후 2013년, 2016년, 2017년에 재개봉될 정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직 ‘오갱끼데스까’란 대사로만 ‘러브레터’를 이해하고 있다면 영화 전반에 깔린 잔잔한 서정적 감성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그리고 가슴 먹먹하게 하는 감동으로 마음의 정화를 일으키는 영화 ‘러브레터’ 혹은 책 『러브레터』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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