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한 번은 성공, 두 번은? 성공의 함정
[조환묵의 3분 지식] 한 번은 성공, 두 번은? 성공의 함정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9.02.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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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성공할 수 있지만, 계속 성공하기는 어려운 법
1869년 수에즈 운하 개통 [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성공적으로 건설한 프랑스 외교관이자 엔지니어인 페르디낭 드 레셉스는 1880년 파나마 운하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형과 기후가 전혀 다른 파나마에서도 이집트 방식만을 고집했다. 중남미에는 풍토병이 있었고, 일꾼을 구하기도 훨씬 힘들었는데도 말이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운하의 형태였다. 그는 수에즈 운하처럼 해수면과 같은 높이의 파나마 운하를 구상했다. 하지만 대서양과 태평양의 해수면 높이가 20피트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는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운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면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독 시스템이 필수였다. 그러나 끝내 이를 고려하지 않은 레셉스는 결국 참담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과거의 성공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성공의 함정(Success Trap)이란 이처럼 과거의 경험이나 성공 전략에 사로잡혀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몰락해가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엘렌 랭거(Elen Langer)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개인뿐 아니라 경제와 경영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다. 

기업이 성공의 함정에 빠지는 것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때다. 첫째 기업이 과거의 성공 경험에 집착해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둘째 설사 알고 있더라도 과거의 전략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의도적으로 변화를 외면하며 대처하지 않을 때. 셋째 과거에 기업의 성공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조직 구성원이 새로운 전략을 알면서도 자신의 힘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과거의 전략만을 고수할 때다.

1980년대 중반까지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기업이었던 미국의 IBM은 자신의 성공을 이끈 기업용 대형 컴퓨터사업에 집착했다. 당시 각 가정에 컴퓨터가 한 대씩 보급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를 일찌감치 알아챈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개인용 컴퓨터시대의 강자로 떠올랐다. 반면, IBM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1881년에 설립된 미국의 코닥은 롤필름과 일회용 카메라를 개발한 세계적 기업이었으나 지난 2012년에 파산했다. 그 이유는 1975년 디지털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도 20년 동안 상품화시키지 않고 아날로그 필름사업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1990년대 후반 일본기업들이 디지털카메라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함으로써 필름카메라 시장이 급속도로 위축돼 코닥의 입지와 수익성은 악화됐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2011년까지 세계 휴대폰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한 핀란드의 노키아는 2013년 결국 휴대폰 사업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다. 노키아는 1998년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1위 휴대폰 기업으로 성장해 핀란드의 경제에 이바지했고, 핀란드의 국민기업으로 불렸다. 하지만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후, 세계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노키아는 불과 몇 년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노키아뿐 아니라 핀란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만큼 타격이 매우 컸다. 

그러면 기업이 성공의 함정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시장 환경의 변화와 경쟁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 둘째 조직 구성원이 과거의 성공 경험에서 벗어나 항상 위기의식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자사의 기존 핵심 역량도 과감히 포기할 수 있을 만큼 창조적 파괴가 이루어져야 한다. 

혁신 기업으로 유명한 미국의 3M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해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함으로써 직원의 창의력 발휘와 혁신을 이끌어 내고 있다. 과거 3M은 총 매출 중 25%는 최근 5년 이내 개발한 제품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25% 룰’을 운영했으나, 최근에는 ‘4년간 개발한 제품이 전체 매출액의 30%를 차지해야 하며, 이 중 10%는 최근 1년 이내에 개발한 제품이어야 한다’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앞서 사례를 든 IBM은 90년대 초반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기업용 대형 컴퓨터 사업에서 비롯된 기술과 하드웨어 중심적 사고를 버렸다. 그 대신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통합 정보기술서비스에 집중해 고객과 서비스 중심의 기업으로 새롭게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한 개인이나 조직은 자신의 과거 성공 경험을 하나의 공식처럼 만든다. 어떤 환경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마법을 찾아낸 것 인양 환호성을 지른다. 도저히 잘못될 것 같지 않던 개인이 추락하고, 영원히 잘 나갈 것 같던 조직이 몰락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모두가 바뀐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한 번 성공할 수는 있으나 계속 성공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심에 빠지거나 오만해지지 않도록 항상 스스로를 경계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더 성장하기 위해, 더 발전하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고 성공한 자신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 길에는 파괴적 혁신, 창조적 혁신만이 있을 뿐이다.


(출처: 『직장인 3분 지식』에서 발췌, 편집)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턴트 & 헤드헌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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