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후 이직자 급증…이유는?
설 명절 후 이직자 급증…이유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2.0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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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동양권 문화를 공유하는 중국과 한국에서 정월 초하루(음력 1월 1일)는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이다. 통상 우리나라는 설날 앞뒤로 하루씩 포함해 총 3일을 쉬지만, 중국은 총 7일(주말 포함)간을 공식 휴일로 지정한다. 설(춘절)에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먹고 마시며 흥겨운 시간을 함께하는 모습과 더불어 연휴 후 높아지는 이직률에서도 공통점이 드러난다.

중국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에게 춘절은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은 시기다. 대규모 인력 이탈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공식 휴일은 5일가량이지만 15일에서 길게는 한 달가량 휴식하려는 직원이 태반이고, 연휴가 끝나도 돌아오지 않는 직원이 부지기수다. 대기업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어, 많은 중국 기업이 연말 보너스를 춘절 이후에 지급하거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는 회유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중국 IT 기업 텐센트(腾讯)의 경우 춘절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마화텅(馬化騰) 회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들이 전 직원에게 일일이 홍바오(춘절 선물과 돈이 담긴 붉은 봉투 )를 전달하기도 했다. 대기업의 경우 단순 퇴사보다는 경쟁사로의 인력 유출을 방지하려는 회사 차원의 노력으로 비쳐진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인력이동은 우리나라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달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 98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직장인 547명·구직자 379명)에서 49%(483명)가 ‘설 연휴에 취업(이직) 준비를 하겠다’고 응답했다. 그중 경력직으로 이직하려는 비율은 49%로 집계됐다.

설 연휴에 취업(이직) 준비가 활발한 이유는 3월 전후로 진행되는 기업 공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신입 채용 시 수시채용이 함께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연봉협상이나 현 직장의 근무 현황에 만족하지 않는 이들의 이직 시도가 크게 느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인크루트 설문 조사(457명 참여)에는 이직 적기로 ‘3~4월’(40%)이 꼽혔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조사(495명)에 따르면 이직을 위한 가장 큰 이유는 ‘연봉 높이기’(37.2%)였다. 다음으로 ‘역량 향상과 경력관리’(23%) ‘현 직장의 낮은 성장 가능성’(21%) ‘적성 부적합’(19.6%)으로 조사됐다. ‘동종업계-경쟁사’로의 이직이 43.8%로 집계됐고 특히 주임·대리급은 절반 이상(50.9%)이 이직을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장급의 이직 희망 역시 절반가량(50%)으로 집계됐다. 더 높은 직급의 더 좋은 조건을 추구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이런 상황을 두고 롯데그룹을 시작으로 대기업에 두루 재직한 임성원 작가는 몇 가지 충고를 전한다. 그는 책 『직장인 울랄라』에서 “이직이나 전직을 한다는 것은 싫은 상사를 떠나는 것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싫은 사람은 어디든 있기 마련이기에 그 과정을 통해 충분히 배울 것은 배운 뒤에 떠났으면 한다”며 “특히 정신노동은 1년을 한 사이클로 3년은 해봐야 손에 잡힌다”고 충고한다. 이어 “자신의 유형을 파악해야 한다. 나무형 인간은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넓히려는 성향이 있어, 비록 성장 속도는 느리지만 큰 그늘을 드리우는 거목으로 뿌리내릴 수 있다. 반면 새형 인간은 새처럼 계속 옮겨 다녀야만 정신이 날카롭게 유지되는 성향을 지닌다. 새로운 만남과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기 때문에 옮길 때마다 날개에 힘이 붙지만 기반이 약한 단점이 있다”며 “지금 다니는 회사를 한 번 거쳐 가는 정류장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 직장 생활이 가치 있는 것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일에는 귀천이 없고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일은 항상 있다. 30대에는 적어도 10년 정도는 꾸준히 자기 자신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그는 “상사에게 인정받고 부하에게 존경받으면서 업무 성과는 항상 높은 ‘to be’(바라는 이상적 모습 ) 이미지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속 ‘모든 것이 내 마음처럼 돼야 한다’는 바람을 모두 비우라”며 “‘to be’ 이미지에 집착할수록 더 고통스러운 것이 인생”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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